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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뇌건강⑦] 한창수 "치매전문병원 늘려 관리해야… 국가 차원 개선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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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다>
한창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난폭해지는 단계까지 오면
가족들까지 번아웃 찾아와

신경과에 내과·정신과 등
병행질환 종합관리 가능해야

치매 극복은 사실상 어려워
용어도 지나치게 비하적
'인지증'처럼 쉽게 바꿔야

한창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창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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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일상, 경제생활까지 망가뜨린다. 치매를 조기에 예방하고 뇌 건강을 잘 유지토록 해야만 한다."


한창수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치매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라며 "단순히 기억력이나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걸 넘어 난폭해지고 가족을 때리기까지 하는 ‘치매행동심리증상’이 일어나면 돌보는 가족들에게 ‘번아웃’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치매전문병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도 치매전문병원은 있지만 신경과뿐만 아니라 내과, 정신과 등 치매 외에도 병행되는 질환들에 대한 종합적 관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행동심리증상이나 환청, 망상 등이 있는 환자는 요양병원·시설에서 입원·입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루이소체 치매나 정신병 동반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매전문병원을 늘려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지지 체계를 마련하는 게 국가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가 ‘3권·3금·3행’을 강조한 이유기도 하다. 3권은 식단 관리·신체 운동·뇌 운동 등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습관을 권하고, 3금은 술·담배·머리 손상 등 치매를 유발·진전시킬 수 있는 습관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행은 건강 검진·치매 조기 검진·사회생활 등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늦출 수 있는 예방 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그는 ‘치매 극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 한 교수는 "극복이라는 말은 질병을 완전히 없애는 것인데 그건 어렵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런 사례가 아직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면서 노화와 관련해 노인성·혈관성 치매가 다시 늘고 있다"며 "치매 유병률이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과거 많았던 알코올성 치매나 영양 부족으로 인한 치매는 나라가 발전하면서 많이 줄고 있는 것 같다"며 "국가에서 담배, 알코올 외에도 노인들 대상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를 연금 지급의 조건으로 내거는 해외 사례처럼 다양한 치매 인자들을 개선하려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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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는 치매라는 용어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는 ‘어리석다’ ‘미련하다’는 뜻의 두 한자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19세기 후반 일본에서 ‘dementia’를 의역해 만들어진 말로 어리석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보니 지나치게 비하적 언어라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


그는 "결국 정신이 없어진다는 뜻인데 치매 초기에는 그렇지 않다"며 "일본은 이미 ‘인지증’으로 바꿔 이야기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 등은 신경인지장애(neurocognitive disorder)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치매가 대부분 통용되고 있다며 "쉬운 말이 어려운 말을 밀어내고 있는 만큼 인지증처럼 쉬운 말을 만드는 것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치매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메모리 에디팅’을 연구하고 있다. 마치 SF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뇌를 디지털 기기에 연결해 보조 메모리처럼 기억을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그는 "아직 동물실험에서 일부 해보는 단계고 윤리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치매 예방을 위해 온전한 기억을 이식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미로를 찾는 방법을 공부한 적이 없는 달팽이에게 관련한 기억을 이식시켰더니 미로를 찾게 됐다"며 "뇌공학자들과 함께 동물실험에 적용하고 디자인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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