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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정치금융이 만드는 대출절벽…"소상공인 여신문턱 높일 것"

최종수정 2022.08.11 10:50 기사입력 2022.08.11 10:06

새출발기금·저금리대환에 저축銀 비상
시뮬레이션 돌리자 "예상보다 타격 커"
"우량한 소상공인만 선별해 대출하자"
취약층이 더 어려워지는 '선의의 역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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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각종 정책금융 출시를 앞두고 저축은행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실한 소상공인부터 정상차주까지 고객 상당수를 뺏길 수 있어 예상보다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소상공인 대출부문을 줄이자는 주장까지 거론된다. 선의로 시작한 정부 금융정책이 민간부문 대출시장을 위축시키는 대출절벽을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저축은행에서는 ‘새출발기금’과 ‘저금리대환 프로그램’ 등의 시행을 대비해 대표가 직접 회의를 열었다. 임원과 관련 부서장이 모인 자리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방식으로 대책이 시행되면 손해가 막심하다는 분석결과가 제출됐다. 한 임원의 입에서는 “이 정책은 말이 안 된다”는 격한 목소리까지 나왔다.


새출발기금과 저금리대환 프로그램은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중점정책이다. 새출발기금은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새출발기금을 통해 원금탕감 등의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다. 저금리대환 프로그램은 7% 초과금리로 사업자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이 대상으로 6.5%이하 저금리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사업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두 정책으로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들이 원금을 탕감받고 채무조정에 나서거나 시중은행으로 대출을 대거 옮겨버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 대출부문의 전략을 재검토하는 움직임까지 관측된다. 기존에는 창구에 찾아오는 저신용 소상공인까지 대거 돈을 내줬다면, 앞으로는 우량한 소상공인만 골라내 중금리로만 빌려주는 식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취약층의 대출 문턱을 높이는 ‘선의의 역설’인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 "정부지원 의존하는 소상공인 선별해야"

B저축은행에서는 정책금융의 시행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하고 소상공인 대출전략을 다시 짜기로 했다. 자사에서 이탈하거나 파산하지 않고 대출을 잘 갚아나갈 소상공인을 선별해낼 방침이다. 대출검증 역량을 높여 정부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소상공인은 걸러내기로 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손실예상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면서 “계속해서 이런 정책금융이나 제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정책금융의 지원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실행 계획안’에 따르면 부실우려차주의 기준 중 하나로 ‘연체일이 10일 이상 90일 미만인 자’가 제시됐다. 대상이 너무 많고 조건충족이 쉬우면 고의로 연체한 뒤 돈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정상차주마저도 7% 초과금리 대출자가 많아 빠져나갈 경우 수익악화가 불가피하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연장·상환유예 고객뿐 아니라 재난지원금을 받은 분들도 지원대상이라 타격이 큰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돈을 빌려준 소상공인 전부가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국 연체고객이 자신의 연체채권을 넘기게 되면 장기적으로 저축은행의 이자수익과 고객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의 경우 완전히 결정된 것은 없고 확정된 내용에 대해서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새출발기금 적용대상 차주의 범위는 현행 금융권 협의를 통해 논의 중인 사항으로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원금감면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해부족에서 발생한 잘못된 지적”이라며 “새출발기금을 통한 원금감면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 이루어지며, 소득·재산이 충분한 차주는 원금감면을 받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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