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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변동장…나스닥 3배 레버리지 벌써 약 40%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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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애플 주가도 두 자릿수대 하락
나스닥100 수익 3배 추종 ETF 4900억몰려
전체 순매수 1~15위 종목 중 6개가 레버리지 상품
"단시간 돈 벌 생각 위험, 추가 매수 자제해야"

극한의 변동장…나스닥 3배 레버리지 벌써 약 40%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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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투자자 A 씨(30)는 새해 들어 급작스럽게 바뀐 증시 환경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난해 말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국장(국내 주식)을 떠나 미장(미국 주식)으로 갈아탔는데, 올해 들어선 손실액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자고 나면 떨어져 있는 주식에 아침마다 늘어가는 건 한숨뿐이다.


바닥을 향해 변동성을 키우는 미국 증시에 해외로 발을 돌린 서학개미들의 수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국장에서 잃은 돈을 미장에선 회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지금은 국내 증시(코스피 -8.9%)보다 내림 폭이 더 커졌다. 나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14.5% 넘게 빠지며 1년 전 수준으로 낮아졌고 30개의 우량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6.3%, 9.2% 넘게 내렸다. 테슬라(-23%)와 애플(-12%) 주가마저 두 자릿수 넘게 하락했다. 반등 기미도 없어 현 시점선 ‘물타기(매수 단가를 낮추기 위해 내린 가격에 추가 매수하는 행위)’도 어려워 보인다.

26일 한국 예탁결제원 증권 정보시스템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일 까지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PROSHARES ULTRAPRO QQQ ETF’이다. 레버리지 상품으로 나스닥100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할 수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4897억원어치 사들였다.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이 날 경우 2~3배의 이익을 올릴 수 있지만 하락할 경우 2~3배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빨라진 긴축시계에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지수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 시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대거 매집에 들어간 것이다.


서학개미의 ‘한탕’ 베팅은 다른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순매수 1~15위 중 절반가량이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를 3019억원 규모로 사 모았으며 ‘FANG’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인(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908억원), 기술주로 구성된 3배 추종 상품인(DIREXION DAILY TECHNOLOGY BULL 3X SHS ETF·749억원), 나스닥100지수 수익의 2배를 추구하는 상품인 (PROSHARES ULTRA QQQ ETF·676억원), 바이오테크 기업으로 구성된 3배 추종 상품인 (DIREXION DAILY SP BIOTECH BULL 3X SHS ETF·588억원) 등도 유의미한 규모로 사들였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나스닥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을 때마다 레버리지 ETF를 사들이곤 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나스닥지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커지자 10월까지 7% 넘게 하락했는데 한 달 여 만에 10% 넘게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다르다. 레버리지 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맛보긴커녕 지수가 다시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투자원금을 건질지도 미지수다. 예컨대 1000만원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나스닥지수가 20% 하락하면 기존 1배짜리 ETF는 800만원으로 줄게 된다. 이후 지수가 30% 오르면 1040만원으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3배 레버리지가 적용된 ETF는 400만원으로 줄게 되고, 90%가 오른다 하더라고 손에 쥐어 지는 돈은 760만원에 불과하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단기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 심리보다 더 큰 충격을 주고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에 물 타는 것도 아직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달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2~4위 종목은 엔비디아(3057억원), 애플(2347억원), 마이크로소프트(2335억원)였다. 테슬라(2098억원)도 6위에 올랐다. 모두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주로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기 위해 물타기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수급 데이터들이 대체로 부정적이다"며 "신용증거금이 감소하고 있고, 외국인들은 미국 주식을 순매도 중이라 하단을 지지해줄 힘이 약한 만큼 우려가 극대화될 때까지는 매수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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