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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연패 부채대책-①] 보수·진보도 부동산에 발목…오락가락 정책에 서민만 피해

최종수정 2021.10.18 11:26 기사입력 2021.10.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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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문재인 10년간 19차례 대책발표
전문가 "금융정책만은 한계…주택 공급 함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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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송승섭 기자]서울에서 20년 간 중식당을 운영 중인 이정호(78세·가명)씨는 무주택자다. 이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강남 3구 집값도 하락하고, 대출도 쉽게 받을 수 있었지만 사업 초기 자금 마련을 위해 받은 빚 등으로 여력이 없었다. 한창 장사가 잘 돼던 2011년 집을 사려고 했지만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내집 마련의 꿈을 접었다. 가업 승계 수업 중인 아들 이규민(43세·가명)씨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집을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집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 말만 믿고 전셋집을 옮겨다니고 있지만 현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로 치솟은 전세보증금 마련도 급급한 실정이다. 이제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내 집 마련은 아예 포기했다.


지난 10년 간 20여회에 가까운 정부의 부채 정책의 실패 요인은 부동산 대책의 수단으로 금융정책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에 따라 정권마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책으로 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역대 정권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위한 부채 정책을 발표했다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 곧바로 억제 대책을 내놓는 등 갈팡질팡 정책은 정권마다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고용과 경기 등의 영향보다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가계부채 대책은 결국 집값과 가계빚을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리며 애꿎은 서민 피해자만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따라 갈지자 부채 정책=최근 10년간 부동산 가격으로 가계부채 정책은 ‘냉온탕’을 오고갔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 정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1월 당선인 시절 기자회견에서 새정부 부동산 정책 관련 질문에 "주택 가격을 안정 시키고 부동산 투기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쓰면서도 거래는 활성화 돼야 한다"는 어정쩡한 대답을 내놨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내 부동산 가격에 끌려다니는 금융정책을 구사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국의 아파트 값은 물론 강남 3구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융정책도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총부채생환비율(DTI)를 2009년 9월 강남 3구에서만 실시하다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후 1년 뒤인 2009년 8월 강남 3구를 제외한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DTI를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하지만 정책의 기조는 얼마가지 못하고 이듬해인 2011년 4월 DTI 수도권 규제를 다시 부활 시키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유도하고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명박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기조와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안정화보다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이슈로 떠오르자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부채의 질은 더욱 악화됐다.

◆‘빚내서 집사라’vs‘영끌은 폭망’=박근혜 정부는 임기 초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금융 완화 정책을 내세웠다. 전 정권에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도 하락하는 것을 목격하자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경기부양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이 시절 유행한 말이 "빚내서 집사라"는 구호였다. 당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 이념 아래 금융규제는 대폭 완화됐다. 집권 2년차인 2014년 7월에는 전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DTI를 각각 70%, 60%로 단일화·완화했다. 이는 금리 인하와 함께 가계부채 확대에 부채질을 한 셈이 됐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가계 빚이 급증하자 2016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며 조절에 나섰으며, 2017년 1월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해 가계대출 억제책을 폈다. 하지만 2016년 하반기 이후 규제책은 당시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반영 했다기보다 대통령 탄핵 등을 앞두고 땜질식 임기응변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에 놀란 문재인 정부는 대출 옥죄기라는 극약처방을 내놨지만 내성만 강해졌다. 첫 대책인 2017년 8월 부동산 대책에서는 투기과열지역과 투기지역에서 LTV와 DTI를 40%로 강화했다. 주택담보대출 건수도 차주당 1건에서 세대당 1건으로 제한했다.


2019년에는 12월에는 아파트 가격 9억 초과분은 LTV 20%를 적용하고 시가가 15억이 넘는 아파트는 아예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더 강력한 규제책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종합주택 평균매매가격은 2017년 5월 4억7581만원에서 올해 8월 8억5996만원으로 80.7%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 정권의 가계부채 정책도 부동산 가격안정을 이룩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주택공급 하면서 풀어나가야지 금융정책만 내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대출절벽이나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총량만 억제는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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