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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손도끼' 피해자父 "아들, 팬티 입고 머리채 잡혀… 경찰수사 엉망"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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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갖고 경찰서 갔으나… 자살 시도라며 돌려보내"
둘째 누나, 사건 밝히다 돌연사

전역 후 군대 선·후임으로부터 협박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의 유족이 경찰의 부실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무관.

전역 후 군대 선·후임으로부터 협박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의 유족이 경찰의 부실수사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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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군 복무를 함께 한 선임과 후임의 손도끼 협박에 목숨을 끊은 아들의 부친 A씨가 "부실한 경찰의 초동수사로 분노가 치민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를 독려했다.


지난 6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저는 2021년 8월 한달동안 3남매 중 막내아들과 둘째 딸을 떠나보낸 못난 아비로서 남매의 원통한 죽음에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으로 피눈물을 쏟으며 글을 쓴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사건에 대해 "막내아들이 전역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지난 8월8일 오전 8시부터 아들이 빌리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며 선후임들과 각서를 강요한 제3의 인물인 중학교 동창이 '손도끼'를 들고 협박하러 왔다"며 "그들은 제 아들을 팬티만 입힌 채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손도끼로 콘크리트를 찍는가 하면 옥상바닥에 무릎을 꿇리고 각서를 쓰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아들의 극도의 수치심과 공포감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가해자의 모습.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가해자의 모습.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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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A씨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에 분노했다. 그는 "정황상 단순 자살이 아니고, 3명이 공범이 확실한데도 사건 당일 군사경찰에 체포된 후임과 다르게 선임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진술만 받고 풀어주었다"며 "중학교 동창은 참고인 진술도 받지 않고 아들의 사망 사건을 입건조차 하지 않는 경찰의 기막힌 수사 행태에 분통이 터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경찰에 제대로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기다리라는 무성의하고 위압적인 말만 반복했다며 "혹시라도 피해가 있을까 두려워 제대로 화도 내지 못하고 경찰 수사만 믿으며 고분고분 따랐던 제가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경찰의 엉터리 늑장 수사에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절박한 수사는 남은 유가족의 몫이었고 막내아들 준호를 잃은 슬픔을 달랠 시간도 없이, 동생의 처참한 주검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간직한 상태에서도 증거를 찾아 동분서주하던 둘째 딸마저도 돌연사하는 비극을 맞게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들은 제 아들이 오전에 입었던 바지를 가지고 경찰서에 갔는데 그 바지에는 발자국과 바지 전반에 흰색 분진, 무릎 부분에 무언가 강하게 찍혀 있는 자국들이 있었고, 사타구니에는 소변으로 추정되는 물기도 묻어 있었다"며 "아들을 이렇게 발로 차고 괴롭혔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에 바로 경찰서로 갖고 갔지만, 형사는 오후에 자살을 시도해본 흔적에 불과하다며 돌려보냈다"고 폭로했다.


또 "부실한 초동수사로 3명의 악마가 죄책감 없이 활보할 수 있게 놔둔 경찰 관계자와 그 가해자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도와달라"며 "제 아들은 눈도 감지 못한 채, 제 딸은 그들이 구속이 된 것도 보지 못한 채, 제3의 인물이 공범인지를 밝히지도 못한 채 원통하게 떠나갔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동의해줄 것을 독려했다.


끝으로 A씨는 "제발 도와달라. 아직도 집에 들어올 때마다 아들은 공부를 하고 있고, 둘째 딸은 고생 많았다고 반겨줄 것만 같다"며 호소했다.


앞서 지난 8월8일 충남 서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고(故) 김준호 군은 손도끼를 들고 찾아온 군인 시절 선후임과 제3의 인물인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협박을 당했고, 8시간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둘째 누나는 동생이 죽은 이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26살의 나이로 아침에 깨어나지 못하고 돌연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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