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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계 중대재해 책임은 누구?…"범법자 양산" 우려

최종수정 2021.09.28 11:55 기사입력 2021.09.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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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사고 늘었지만…최근에야 안전대책 논의 착수
사고 때마다 책임소재 가리고, 지배·관리 여부 따져야
업계 "대책 마련할 때까지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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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금천구에서 배달기사(라이더)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식을 배달 중이던 60대 라이더는 헬멧 등 안전장비를 갖췄지만 SUV 차량 운전자가 뒤에서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해당 배달업체 관계자는 "배달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라이더였고, 나이를 고려해 배달수량을 적게 배정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고가 날 때마다 경영주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범법자만 양산할 뿐 사업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더 보호 대책도 없이… "범법자 양산" 우려

배달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면서 업무 중 사망,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이륜차 사고는 2017년 1만8241건에서 2018년 1만7611건, 2019년 2만898건, 2020년 2만1258건으로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매년 500명 안팎이며, 부상자 수는 하루 평균 103명에 달한다. 특히 건당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구조에 단건배달, 빠른배달 등 업계 경쟁이 과열해지면서 라이더들이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최근에서야 민관 합동으로 배달 이륜차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상 큰 부담이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문제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모호하다는 점이다. 배달 생태계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음식점주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 등 배달대행 플랫폼 △700여개 지역별 배달대행업체 등 매우 복잡다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배달중개 역할만 하는지 종사자를 지배·관리를 하는 계약관계에 있는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며 "업종별 구체적인 부분까지 미리 정해놓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앞에 지난 26일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에 치어 숨진 플랫폼 배달라이더를 위한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9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앞에 지난 26일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에 치어 숨진 플랫폼 배달라이더를 위한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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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책임자 소환"… 안전관리체계 기준도 불명확

배달 중 대형 사고가 날 때마다 사업주에게 책임이 있는지 조사를 벌여야 하는 것도 맹점이다. 예를 들어 라이더가 헬멧을 쓰라는 지시를 어기고 헬멧을 벗어 사망 사고가 났을 때도 사업주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법의 취지는 경영책임자가 비용 감축,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지 말고 종사자 안전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것"이라면서도 "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안전에 관한 책임을 다했는지 여부를 따지기 위해 소환조사를 하는 점이 부담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사업주가 갖춰야 할 안전보건 관리 체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현재 앱을 통해 라이더가 헬멧을 착용했는지 본인이 체크하는 시스템"이라며 "정부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헬멧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달대행업은 순수 자유업으로, 라이더 안전교육에 대한 방침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배달대행업체 A사의 경우 라이더를 대상으로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배포한 동영상 자료 등을 활용해 실내교육을 실시한 후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전교육장을 구축해 전문 강사가 교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라이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한 이후까지 법 적용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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