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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 세상을 지속가능하게

최종수정 2021.09.13 11:25 기사입력 2021.09.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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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시론] 이 세상을 지속가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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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에 빠져 있다. 올해 초 다보스 포럼에서 61개 글로벌 기업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지표’를 경영에 도입하기로 선언하고 투자업계 큰손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ESG 경영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폭발했다. ESG 열풍이 단기간 유행으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진화된 자본주의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ESG가 기업활동에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는 세 가지 배경을 살펴보자.


첫째, 수백년간 자본주의 패권을 이어온 유럽연합(EU)과 미국 입장은 현재 중국과 중국식 자본주의라는 강력한 적수를 만났다. 재무적 성과와 평가 요인들만 가지고 경쟁한다면 중국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 게임의 룰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EU는 ‘지속 가능성’ 관련 선두주자로 ESG 강화를 통하여 EU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는 비재무적 정보공시를 강화하고 공급망 실사법을 2024년 시행할 계획이다. EU는 ‘에너지 전환법’ 을 제정해 상장기업, 은행, 투자기관 모두에게 기후변화 관련 재무 리스크를 연차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도 올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ESG 정보공개 및 단순화법’이 하원을 통과했다. 영미 자본주의 국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성하여 패권을 지속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재무적 성과’ 라는 새로운 잣대와 규범이 필요하다. 중국을 견제하고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둘째, 플랫폼 기업과 데이터가 돈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시장과 비시장의 경계는 무너지고 있다. 빅블러(Big Blur)라고 불리는 이 같은 경계 파괴는 영리기업과 비영리조직 간의 차이도 흐릿하게 만든다. 과거 영리기업은 재무적 성과만 유지하면 됐다. 이제는 환경 활동가, 언론, 시민, 정부 등 소위 비시장 요인들까지 고려해야 하는 무한 책임경영의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재무적 성과 이상으로 ESG 구성요인들 즉 비재무적인 성과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자본주의 4.0 체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소매기업 월마트는 4차 산업혁명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월마트의 최근 슬로건은 ‘기회는 우리들밖에 있다’이다. 지속 가능성을 하나의 거대한 기회로 생각하는 월마트의 비시장전략은 타산지석의 사례로 삼을 만하다. ESG 경영을 통하여 역으로 재무적 성과까지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지난 몇 세대에 걸쳐서 자본수익률이 노동수익률보다 높아져 발생하는 소득 양극화와 형평성 문제 등 지금 자본주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한계치를 벗어나는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정부나 시민단체가 아닌 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ESG 시대의 기업은 재무성과는 물론 고객과 내부 프로세스 그리고 학습과 성장이라는 4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소명을 가지게 됐다. ESG 경영을 한다면 네 가지 관점의 성과지표에서 균형과 조화를 가질 수 있다. ESG는 한마디로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로 해석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하려면 기업이 총대를 메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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