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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복 화투' 감동적이지만…폭염·격무 '이중고' 시달리는 의료진

최종수정 2021.08.04 11:12 기사입력 2021.08.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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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더위, 방역과 사투하는 의료진
코로나 기간 중 방역 대응팀 10명 중 4명 건강 손상
전문가 "당국 물질적 지원과 사회적 연대 함께 해야"

지난 1일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노인과 앉아 화투를 치는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지난 1일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노인과 앉아 화투를 치는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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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말 감동적입니다.", "의료진 여러분들이 진짜 영웅입니다."


최근 방호복을 갖춰 입은 채 병상에 있는 할머니와 화투를 치는 한 의료진 모습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시민들은 고된 근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간호사 희생정신에 찬사를 보냈지만, 일각에서는 폭염과 방역현장 근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의료진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트위터'에는 "이 사진 너무 슬프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은 페이스 쉴드, 방역복 등 보호장비를 갖춰 입은 의료진이 한 노인과 화투를 치는 모습이다. 자신의 화투패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 노인을 의료진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은 대한간호협회가 올해 공모한 '제2차 간호사 현장 수기·사진전' 출품작으로, 지난해 8월 서울 한 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해 있던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모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호사는 고열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인을 위로하고자 방역복을 착용하고 함께 화투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이 알려진 뒤 누리꾼들은 "정말 감동적이다", "의료진의 희생정신 덕분에 코로나를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등 찬사를 쏟아냈다.

지난해 3월23일 오후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23일 오후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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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한여름날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19 방역 현장 일선에서 근무해야 하는 의료진을 향해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쓴 글에서 "보호장비를 다 갖춰 입으면 숨 쉬는 것도 갑갑할 정도로 힘들다"며 "그런 환경에서 격무에 시달리면서 할머니와 놀아드렸다는 건 정말 자신의 몸을 깎아가면서 헌신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약 1년7개월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은 올해로 두번째 '코로나 여름'을 견뎌내고 있다.


여름은 의료진들에게 특히 고된 계절이다. 임시 선별진료소가 야외에 있다 보니 냉방 대책을 철저히 갖추는 데 다소 제한이 따른다. 또 무더운 여름철 '레벨D 방호복' 등 보호장비를 걸치고 일하면 탈수나 온열질환을 겪을 위험도 있다.


보호복·고글·마스크·페이스 쉴드 등으로 이뤄지는 레벨D 방호복은 총 무게 5~6㎏에 이르며, 땀 배출도 어려워 내부 온도가 40도에 달한다.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줄을 선 검수자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줄을 선 검수자들 / 사진=임주형 기자 ske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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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9일에는 인천 미추홀구 남인천여자중학교에 세워진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3명이 탈진 현상으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그동안 의료진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공동으로 의료 방역 대응팀 18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37.5%는 업무를 하면서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의료진 10명 중 4명은 방역 업무를 맡다가 건강을 해친 셈이다.


정서 상태 악화는 더욱 심각했다. 응답자 16.3%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답했다. 73%는 '재모니터링이 필요한 집단'으로 분류됐다. 약 10명 중 9명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는 방역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을 위한 노동 조건 개선, 물질적 보상 등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의료인의 소명 의식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들 인력의 업무 환경이 더욱 안전하고 공정하도록 사회적 투자와 지원이 확보돼야 하고, 정신적·심리적 위험 신호에도 조기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원과 사회적 연대감이 함께 발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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