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중소기업 다룬 웹드라마의 이유 있는 흥행돌풍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좋소'…최근 유튜브서 인기
첫 화부터 조회수 200만회 '훌쩍'
배경은 10인 미만 기업…"트라우마 떠올라"
대기업과의 임금격차, 구직자 1위 고려사항 아냐

유튜브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좋소' 7화의 한 장면. 직원들이 '사다리 타기' 게임을 통해 명절 선물을 나누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이과장' 영상 캡처]

유튜브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좋소' 7화의 한 장면. 직원들이 '사다리 타기' 게임을 통해 명절 선물을 나누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이과장' 영상 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이건 드라마가 아닌 다큐멘터리다.”


최근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끈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소기업(좋좋소)’을 본 누리꾼의 댓글이다. 그만큼 일부 중소기업의 현실을 미화 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좋좋소는 방송 첫 회부터 200만회를 훌쩍 넘기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고편 등을 합치면 누적 조회수는 약 2500만회에 이른다. 대형자본의 투입 없이 기획 및 제작된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다.


시스템 허술하고 갑질 곳곳에…분노에 기반한 공감대

드라마의 배경인 물류기업 ‘정승네트워크’는 근로자수 1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다. 회사의 시스템은 허술하고 갑질은 곳곳에 만연해있다. 대표는 사무실에 온 구직자를 보고 면접날이라는 사실을 떠올린다. 신입사원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자 “그런 건 믿음으로 가는 거지”라며 일갈한다. 한 명뿐인 차장은 신입사원에게 정신교육을 들먹이며 ‘압존법’을 쓰지 않는다고 핀잔을 준다. 근로자에 대한 존중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든 셈이다.


흥행 이유는 단순하다. 좋좋소는 기존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몇몇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정면에서 다뤘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불편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한없이 공감 가는 이야기다. 정승네크워크 같은 중소기업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는 이들이다. 누리꾼들의 댓글을 통해 공감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튜브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좋소' 15화의 한 장면. [사진 = 유튜브 채널 '이과장' 영상 캡처]

유튜브 웹드라마 '좋소좋소 좋좋소' 15화의 한 장면. [사진 = 유튜브 채널 '이과장' 영상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이들의 공감은 분노에 기반한다. 상사의 하대, 비합리적인 조직문화, 불법적인 근로형태 등에 시달린 탓이다. 한 누리꾼은 “이런 회사에서 일했던 트라우마가 떠오른다”면서 “상사의 모든 말이 공격적인 것도 똑같다”고 밝혔다. 또다른 누리꾼은 “비슷한 경험이 있으면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와서 제대로 보지 못한다”며 “너무 ‘리얼’해서 얼굴이 굳어질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모두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中企 기피 원인, 연봉에만 있지 않아…'조직문화'도 고려

많은 기업들은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에 있다고 생각한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388곳의 인사담당자 43%는 인력수급이 어려운 이유로 ‘낮은 연봉수준’을 꼽았다.


실제 임금격차는 기피현상의 배경 중 하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청년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를 보면 구직자 4명 중 1명(25.9%)은 구직 시 ‘임금만족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임금격차만이 이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태조사에서 임금만족도는 고려사항 중 2위였다. 1위는 ‘일과 여가의 균형 보장’(27.9%), 3위는 ‘건강한 조직문화와 사내분위기’(12.9%)였다. ‘기업의 성장가능성’(10.1%), ‘고용안정성’(10%) 등은 그 다음이었다.


일자리 미스매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구직자들에게 향하기도 한다. 굳이 대기업을 고집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청년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구직자를 비판하기 전에 중소기업의 실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2년차 취업준비생 윤수현(26·가명)씨는 “대부분의 구직자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면서 “그저 존중 받으며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채용난을 우려하는 중소기업이 좋좋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유튜브 웹드라마의 타겟이 젊은 세대인만큼 중소기업은 주 시청자층에 적절한 주제 중 하나”라며 “20~30대가 중소기업에서 일어난 일들에 동질감 등을 느낀 게 (흥행)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