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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약속 지키세요" 당당한 MZ세대, 기업 조직문화 변화할까

최종수정 2021.05.19 14:20 기사입력 2021.05.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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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무연구직 노조 결성 잇따라
2030 'MZ세대' 중심 조합원·집행부
평생직장 안 바래, 소통·투명성 중시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 이건우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 이건우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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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은 무리한 요구가 아닌 상식 아닌가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본격 확산하고 있다. 지난 3월 LG전자를 시작으로 지난달 금호타이어와 현대차그룹에서 사무직 노조가 공식 출범했고, 현대중공업과 넥센타이어는 올해 안으로 노조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MZ세대가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며 노조 결성에 나선 데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점과 소통·투명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조 설립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정식으로 노조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현대차그룹 직원 중 사무직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은 약 500명으로 입사 8년 차 이하의 MZ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사무직 노조 설립은 MZ세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시작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는 지난해에 못 미치는 수준인 '기본급 동결+성과급 150%+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에 합의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는 이러한 결정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분노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노조 결성 움직임은 이미 사회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 집행부 4명이 모두 MZ세대인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가 출범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금호타이어와 현대차그룹이 사무직 노조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중공업과 넥센타이어는 올해 안으로 노조 설립을 목표로 한다.


MZ세대가 불만을 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조 설립에까지 나선 데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MZ세대 구직자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61.5%)이 첫 직장에서 정년까지 다니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첫 직장에서의 정년을 희망하지 않는 MZ세대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일 경우 불만을 표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MZ세대는 성과급과 같은 각종 문제에 노조 결성 등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맞섰다.


이건우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할 당시 "평가나 보상시스템 개편을 위한 TFT 구성과 운영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사무연구직 노조가 성과급 개편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임을 예고했다.


최영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MZ세대에게 회사는 '당장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기존 세대는 승진 등으로 언젠가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인내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MZ세대는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타운홀 미팅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그룹 내 성과급 보상 불만에 대해 "기존에 했던 보상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전체 직원의 눈높이를 좇아가지 못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성과금과 인사를 더 정확하고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3월 타운홀 미팅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그룹 내 성과급 보상 불만에 대해 "기존에 했던 보상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전체 직원의 눈높이를 좇아가지 못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성과금과 인사를 더 정확하고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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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MZ세대의 가치관 또한 이들이 노조를 결성하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과거 파업과 농성 등으로 대치한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노조와 달리 MZ세대는 명확한 소통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존 노조의 소통 방식은 이들에게 다소 비효율적으로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투명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는 임금·성과급과 관련해서도 '투명한 지급 기준에 따른 납득 가능한 보상'을 요구한다.


지난 1월 입사 4년 차인 김 모 사원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과 전 임직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SK하이닉스가 2020년분의 PS(초과이익 분배금)를 연봉의 20%로 지급하겠다고 공지하자 직원들 사이에선 보상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나왔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84% 증가했지만 실적이 부진했던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김 모 사원은 이 사장과 전 임직원에게 "입사할 때 인사 담당자가 삼성만큼 임금과 성과급을 챙겨줄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죠?"라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다른 직원들은 "성과급 산정 지표로 삼는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잇따랐다.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발표하자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 직원들은 곧바로 "지난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보상이 합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도 기자회견을 열고 "기준과 지급 방식이 불투명하고 모호하며 노동자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는 이 같은 MZ세대의 움직임은 바람직하며 사측 입장에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강한 존중 욕구와 성과에 대한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노조 설립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측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직시하고 인정한다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MZ세대에게 노조는 갈등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만들어졌다"며 "기업 내 MZ세대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바람직하고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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