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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가 몰려온다]'백만 유튜버' 김 대리는 죄가 없다

최종수정 2021.04.19 11:45 기사입력 2021.04.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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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업금지 취업규칙의 딜레마

포괄적 금지는 법적 무효 가능성 커
사전고지 등 가이드 마련해야
[N잡러가 몰려온다]'백만 유튜버' 김 대리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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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최근 각종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슈카(전석재)는 한때 직장인 유튜버였다. 그는 146만명이 구독하는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를 운영하고 있다. 펀드 매니저인 그가 유튜버로 이름을 알리자 슈카의 ‘투잡’을 달갑지 않게 여긴 회사 측이 ‘유튜브 활동이 중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퇴사를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019년 슈카는 자진 퇴사했다. 법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직장인이 겸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까다로운 게 현실이다. 또 원칙적으로 ‘N잡러’를 가로막는 기업들의 인식도 난제로 꼽힌다.


최근 들어 겸업에 대한 관심이 몰리면서 노동조합에도 직장인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강성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소속 노무사는 19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겸업금지 관련 노무 상담건이 몇 건이다’로 수치화하긴 힘들지만 관련 징계를 받거나 징계위원회가 소집된 이후 법률 자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근로자의 겸직을 두고 사측과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사규나 직원규정,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을 통해 겸직 자체를 금지했거나 예외적으로 기관장·부서장의 승인이 있는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는데 사측이 근무태만 등의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하는 경우다. 남궁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구체적인 표현은 다양하지만 ‘직원은 회사업무 외의 영리활동에 종사할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원칙적으로 절대적인 사측의 겸직금지 규정은 무효일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근로자의 겸직을 포괄적·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 정종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겸업금지는 헌법상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법적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15조는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제17조는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근로자의 겸업 자체를 사유로 한 징계는 부당하다는 판례도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2001년 7월24일 ‘근로자가 다른 사업을 겸직하는 것은 근로자의 개인능력에 따라 사생활의 범주에 속한다.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2001년 2월15일 선고를 통해선 ‘근로자가 겸업을 통해 사용자에 대한 성실의무나 충실의무에 반함으로써 사회통념상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만 당연 면직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근로자의 겸직을 사유로 징계할 때는 근무태만 등 사측에 실질적인 피해를 끼친 경우로 한정한 것이다.

남 부연구위원은 "예외적으로 겸직금지 규정이 유효일 수 있다"면서도 "이때도 사측이 근로자의 겸직이 본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데 지장을 주거나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2017년 행정해석을 통해 겸직 자체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생활 범주에 속하는 근무시간 외에 기업질서나 노무제공에 지장이 없는 한 겸직까지 전면적·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강 노무사는 겸업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2018년 표준 취업규칙을 개정해 부업·겸업을 허용하는 등 이를 장려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겸업에 대한 장려까진 아니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과 같이 겸직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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