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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의 미래 당겨보기]포스트 코로나, 도시를 다시 생각한다

최종수정 2021.03.03 08:13 기사입력 2021.03.0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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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의 미래 당겨보기]포스트 코로나, 도시를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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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올해안에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이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될 것인가? 코로나19는 얼마나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바꿀 것인가? 견해가 분분하다. 아마 국가별, 지역별, 세대별, 직업별로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 강도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염성 질병에 전 인류가 이렇게 동시적으로 고통을 받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글로벌화와 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가 동시에 매일 코로나19에 대한 생중계를 접하고 있다. 전 인류의 공통적 경험과 보편적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어려서 디지털 기기를 접하며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등장하였듯이 어려서 코로나19를 접하며 자란 코로나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작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공부는 혼자 집에서 하고 학교는 가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뉴노멀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러한 세대의 성장과 함께 형성돼 갈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

밀도에 따라 사회적 자본 창출하는 도시의 매력

도시의 경쟁력은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밀도이다. 도시가 번창하게 된 것은 높은 밀도에 의한 사람들의 빈번한 교류와 상호작용에 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아이디어가 빠르게 실험되고 번져 나간다. 그래서 도시는 혁신적이 되고 더 생산적이 된다. 제프리 웨스트는 <스케일(SCALE)>이라는 책에서 도시의 크기가 2배로 커지면 도시의 GDP, 임금, 혁신 등도 2배 커지는 것이 아니라 15퍼센트 더 증가하는 ‘15퍼센트 규칙’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체계적인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여 도시가 2배로 늘 때마다 도시에 필요한 도로, 주유소 등은 오히려 85퍼센트만 더 늘어나, 도시에 필요한 시설이 15퍼센트가 체계적으로 절약된다. 도시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연결성과 이동성이 향상되고 혁신적인 ‘사회적 자본’이 더 많이 창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의 매력은 사람들이 경제적 기회와 사회적 기회를 위해 도시에 더 몰려들게 하였다. 도시는 일자리, 문화, 사회적 자본이 제공하는 무한한 기회로 인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밀도는 전염병과 재난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도시는 수세기 동안 이러한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위생 시설, 지역별 용도구분(주거와 산업 지역 분리), 교통과안전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도시 계획을 거쳐서 현재의 도시에 이르렀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과정 속에 형성된 위생도시의 기본 틀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아마 인류가 자연이 허용한 밀도를 넘어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질병이 번창하면 사람들은 분산되었다가 다시 모여드는 과정을 반복하였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도 전 세계의 많은 대도시에서 사람들이 인근의 밀도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소극적 대응으로 도피라는 것은 같은데 이전과 다른 것은 능동적 대응 수단으로서 디지털이라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컴퓨터라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집에서 근무하고, 온라인 쇼핑으로 일과 일상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디지털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확신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는 디지털에 의해 새롭게 계획되는 도시일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

코로나19 이전에도 도시는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교통 정체, 대기 및 소음 공해, 열섬 효과, 녹지 공간 및 좋은 주거지 부족, 부의 양극화와 불평등 등은 도시인의 삶의 만족도를 저하시키고 건강에도 해를 끼치고 있다. 코로나19는 간신히 버티고 있던 도시에 일격을 가했다. 위기는 더 좋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사회를 건설할 기회다. 도시는 복잡한 시스템이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요인과 피드백 루프를 고려한 체계적이고 전체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가장 핵심적인 접근 방법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건강 및 형평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교통과 주거를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산업 문명의 석유에 의존하는 교통 시스템, 자동차를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도시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통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도시 계획이 중요하다. 다행히 코로나19는 많은 도시에서 자전거 도로, 보행 도로의 증가를 가져왔다. 집과 직장, 소비와 문화 생활이 지역 단위에서 해결되도록 하는 것인 한 방향이다. 도시의 밀집도를 유지하면서 이동성을 줄이는 컴팩트 도시, 짧은 거리에 더 많은 활동 공간과 녹지를 제공하는 슈퍼 블록, 일상 생활(직장, 학교, 엔터테인먼트 및 기타 활동 등)이 집에서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거리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15분 도시, 자동차 없는 도시 등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도시의 성공 요인이 밀도이고, 그래서 많은 도시들이 메가시티를 추구하였는데, 작은 도시는 퇴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분명 도시가 성공적이고 혁신적이었던 것은 밀도이지만, 본질은 그 밀도가 가져온 다양한 사람들의 상호작용이다. 사실 교통 중심의 도시 개발은 도시의 규모를 키우고 도심의 밀도는 높였으나, 1시간 넘게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하면서 침묵하는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 동질의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만 늘렸다고 할 수 있다. 장거리 출퇴근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과 상호작용에는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주거지 중심의 분산된 도시는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늘릴 수 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주민들이 지역에서 어울리면서 다양한 형태의 상권과 지역 문화가 개발되고, 이런 지역들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매력적인 장소로 떠오를 것이다.


기성 세대들은 여전히 부동산 불패 신화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은 로컬의 개성을 추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세대들은 디지털로 일하고, 생활하고, 교류하면서 분산된 지역을 새로운 개념의 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명호 (재)여시재 기획위원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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