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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직매입에 적립금 완화까지'…정치에 휘둘리는 한은

최종수정 2021.02.24 16:30 기사입력 2021.02.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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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국채 직매입해라…적립금 풀어라" 압박 수위 높여
한은 총재 "국고채 직접 인수, 바람직하지 않아" 버티기

'국채 직매입에 적립금 완화까지'…정치에 휘둘리는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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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에 재정을 풀라고 압박하는 정치권이 한국은행을 정조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인데, 강도가 점차 세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시장이 흔들리자 한은이 비우량 회사채를 사도록 한 데 이어 최근엔 고용 충격도 한은이 관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특히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그대로 떠안으라고 하거나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해 쌓아둔 돈을 풀라는 주문까지 나온다. 채권 유통시장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정 금액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격이든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사줘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난극복상생연대기금’을 위한 입법을 예고하고,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자영업자·사업자·실업자·필수노동자 등을 지원하는 기금 마련을 구상 중이다. 재원에는 민간출연금과 기부금, 국제통화기금(IMF) 공적자금 환수금, 한은의 적립금 비율 조정을 통한 자금 등이 포함된다. 양 의원은 전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한은이 쌓을 적립금 비중을 10% 수준으로 낮춰 재원을 조달하는 내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은은 당기순이익의 30%는 법정적립금으로 쌓고, 나머지는 국고로 내고 있다.

정부가 발행한 국고채를 한은이 바로 사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안’은 코로나19 관련 손실보상금·위로금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발행한 국채를 한은이 발행시장에서 직접 인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적완화를 정치권이 강제하는 셈이다.


한은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날 업무보고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고채를 한은이 직접 인수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훼손과 대외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적립금 비율 인하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인데, 금융통화위원들과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반대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여당이 우세한 국회에서 밀어붙이면 한은이 막을 방법은 없다.


정치권이 중앙은행을 흔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독립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또 재정 여력이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한은에만 의존하는 풍토를 낳을 수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은은 독립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이뤄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한은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은행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독립성이 훼손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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