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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재정 풀리는데…주도권 뺏기고 끌려가는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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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에 눌려 집행기구 전락 지적도
진념 전 부총리 "행정부 잘 보이지 않아…졸졸 따라가는 정부 필요없어"
"정치가 과도하게 경제에 개입…반대세력 운운은 오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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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문채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제 도입을 주문하면서 기획재정부의 입지가 또다시 좁아졌다. 정책을 조율하고 재원투입을 결정하는 기재부의 고유권한이 사실상 여당으로 넘어가면서 정책 주도권을 상실한 ‘집행기구’로 전락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함께 4월 재·보궐선거전 손실보상제 집행까지 서둘러야 한다는 점도 조직 내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


기재부의 희미한 존재감은 문 대통령의 주문이 재정건전성 보다 추가지원에 방점을 찍으면서 더욱 부각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인 25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일정 범위에서 손실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관련 부처와 함께, 또 당정이 함께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재정에 대한 기재부의 우려 보다는 소상공인 지원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여당의 보상방식에서도 기재부는 사이드로 밀려난 상태다. 여당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매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의 피해 보상 방안으로 ‘정액’과 ‘손실 비례’ 등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액 보상은 집합금지나 제한으로 줄어든 영업시간만큼 최저임금 등을 기준으로 정부가 손실을 메꿔주는 방식이고, 손실 비례 보상은 정부의 집합금지·제한 지침 이행을 전후로 나타난 영업이익 또는 매출 변화액 내에서 보상액을 산정하는 것이다.


어느 방식이 추진돼도 기재부로선 곤혹스럽다. 정액 보상 방식의 경우 사실상 앞선 재난지원금 지급과 크게 차이 없어 당정 간의 갈등이 무색해지는 상황이고, 손실 비례 보상은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돼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재정준칙이 허용하는 부채 범위를 벗어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기준(손실의 50~70% 보상)으로 한 달에만 약 25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4개월만 유사 상황이 지속되면 100조원이 필요한 셈이다.


정치권의 목소리가 행정부를 압도하면서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전직 고위 관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 당시 국가 재정을 진두지휘했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당은 민의를 정부에 전달하고 정책 방향의 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기재부에 대해)개혁 반대 세력을 운운하는 것은 오만"이라면서 "국회와의 삼권분립 원칙에 의해 중심을 유지하고 국민 세금을 지켜주는 곳이 행정부인데, 최근에는 행정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 전 부총리는 "당에서 호통친다고 졸졸 따라만 가는 정부라면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정치가 과도하게 경제에 관여하고 개입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내부적인 박탈감도 큰 상황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업무평가에서 ‘A’를 만큼 많은 역할을 했고 힘들었지만, 매번 정치권과 갈등을 빚는 모습으로 비춰져 피로감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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