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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5> 비만의 특별 도우미

최종수정 2021.01.22 12:00 기사입력 2021.0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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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05> 비만의 특별 도우미


비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 알고 싶은 건강정보’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 대상자들의 검진 결과, 우리나라 비만율은 2016년 30.5%에서 2018년 32.0%로, 고도비만율은 5.1%에서 6.1%로 높아졌다. 비만은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고, 심해지면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므로 신진대사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 미리 예방하고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생명체들은 끊임없는 화학 반응을 통하여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의 형태로 음식에 들어있는 화학에너지를 이용하여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을 필요한 형태로 바꾸고, 화학에너지의 일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어 필요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데, 이러한 신진대사에는 음식에서 큰 분자 형태의 영양소들을 분해하여 흡수하는 소화와 부산물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포함된다.

신진대사에 쓰고 남는 에너지는 장래에 사용하기 위해 탄수화물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는데, 단백질 형태로는 저장하지 않는다. 탄수화물의 한 형태인 글리코겐은 쉽게 포도당으로 전환할 수 있어 단기 저장 목적으로 간과 근육에 500g 정도 저장하는데, 음식을 먹지 않을 때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저장 중인 글리코겐은 혈당이 낮아질 때마다 수시로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혈액에는 보통 11분~12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4g 정도의 혈당(포도당)이 들어 있는데, 혈당이 사용되어 적정 수준보다 낮아지면 췌장은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하여 저장 중이던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꿔 혈당을 높이고, 탄수화물의 소화로 포도당이 흡수되어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꾸어 낮추는 방법으로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장기 저장 목적으로는 에너지 저장에 효율적인 지방이 이용되는데, 저장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탄수화물 1g에는 4kcal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지방에는 9kcal를 저장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이다. 보통 한 달 동안 식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되는데, 몸무게 206kg의 한 남성은 382일 동안 금식하고, 82kg까지 줄인 사례가 있다.

현대인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비만은 사용하고 남는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저장되는 증상이다. 기본적으로 몸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보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섭취할 때 나타나는데, 에너지 저장과 혈당 조절 특성 때문에 특히 설탕을 포함하여 가공하였거나 정제된 ‘나쁜 탄수화물’(생명이야기 202편 참조)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나쁜 탄수화물은 빨리 소화되므로 많은 양의 포도당이 한꺼번에 혈액으로 들어와 혈당이 갑자기 올라가게 된다. 췌장에서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하여 혈액으로 내 보내고, 인슐린은 세포가 혈당을 글리코겐으로 전환하여 근육과 간에 저장하게 하는데, 글리코겐의 저장능력이 가득 차면, 초과된 포도당은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지방조직에 저장된다.


이처럼 나쁜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인슐린 분비량은 늘어나고, 중성지방은 더 많이 축적된다. 이럴 때 에너지가 필요하면 저장하고 있는 글리코겐과 지방을 포도당과 지방산으로 전환하여 사용하여야 하는데, 혈액에 남아있는 인슐린의 영향으로 글리코겐과 지방의 포도당과 지방산 전환이 어려워 혈당이 낮아지므로 몸에서는 더 많은 설탕을 기다리게 된다.


나쁜 탄수화물 가운데 특히 설탕은 소화효소에 의해 하나의 포도당과 하나의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모든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포도당과 달리, 과당은 주로 간에서만 이용된다. 설탕을 많이 먹어 설탕에 들어 있는 과당이 빠르게 흡수되어 간의 대사능력을 넘어서면, 사용되지 못한 대부분의 과당은 중성 지방으로 바뀌어 지방세포에 축적되므로 비만의 주요 원인이 된다.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설탕을 포함하여 가공하였거나 정제된 나쁜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면, 지방의 저장량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비만의 특별 도우미가 되므로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가운데 설탕은 비만에 대한 기여도가 특히 크므로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수많은 건강관련 기관들은 설탕의 섭취를 제한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탄수화물을 제한하라는 말은 아니다. 좋은 탄수화물(생명이야기 202편 참조), 즉 통과일이나 채소, 정제하지 않은 통곡식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음식은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비만인 사람이라면 식이섬유와 항산화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포함하여 다양한 식물성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것도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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