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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재팬 끝났네" vs "친일파냐" 유니클로 품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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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J' 품절 사태…렉서스 등 일본 차 판매 회복세
일부서 "노노재팬 끝 아니냐" 시각…불매운동 지속 반론도

유니클로 매장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니클로 매장 전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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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유니클로가 행사한 한 의류가 품절을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유니클로뿐만 아니라 일본 차, 맥주도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전히 불매운동은 지속하고 있다면서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 운동은 강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갈등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유니클로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 명동중앙점 등 매장에 '+J' 상품을 판매했다. '+J'(플러스제이) 컬렉션은 유니클로가 지난 2009년부터 독일의 유명 디자이너 질 샌더와 함께 매년 출시한 협업 상품이다.

판매 당시 일부 유니클로 매장에는 이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해 오전부터 줄서기 행렬이 이어졌다. '오버사이즈립블루종' '하이브리드다운오버사이즈파카' 등 인기 품목은 전 사이즈 품절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 유니클로 의류 불매가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유니클로가 올라간 배경에는 당시 한 책임자의 발언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9년 7월11일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의 불매운동을 언급하며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불매운동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에 뿌리 내린 것을 조용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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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내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최근 출시한 의류가 매진 사태를 보이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끝난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4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노노재팬은 끝난 것 같다"면서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유니클로가 그걸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물건을 사지 않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 각자 생각이 다르니, 이를 비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친일파' 아니냐는 강경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한 4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단순한 소비자 운동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하는 다른 나라 특히 일본에 대한 항의 표시다"라면서 "(아무 의식 없이 일본 물건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친일파라는 생각도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불매운동을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좋지 않은 모습은 분명하다"라고 비판했다.


일본 차 렉서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차 렉서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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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 차 판매량도 회복세다. 1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10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한국 수출액은 4천161억1천700만엔(약 4조4천23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은 55억4천700만엔(약 589억5천만원)으로 90.1% 급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도요타는 35.5% 늘어난 55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한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7% 급감한 바 있다.


또 맥주 등을 포함한 식료품 수출도 32억4천400만엔(약 344억8천만원)으로 52.7% 늘었다.


이렇다 보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일본 차, 맥주 등 판매량이 과거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좀 상황이 호전된 것 아니냐"면서 "최근에는 '노노재팬' 스티커도 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매운동 강요를 하는 상황도 있어 주변에서 여러 갈등도 있었는데, 그런 것도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물건을 구매하지 말라며 사실상 강요를 하거나 조롱을 해 이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해서 일어난 바 있다.


지난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평일 오전부터 '동물의 숲' 게임을 구매하려는 긴 행렬이 늘어선 바 있다. '동물의 숲'은 일본에서 만든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줄여서 일명 '동숲'이라 불리고 높은 인기로 동숲 열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지난 4월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에서 시민들이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 구매 응모를 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4월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에서 시민들이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 구매 응모를 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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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마트에서는 이 '동숲' 발매 응모 이벤트를 오전 10시30분에 열 예정이었으나, 오전 9시부터 약 300여며 인파가 몰려들었다. 또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정가보다 2배가 넘는 가격에 '동숲' 이 거래되기도 했다.


일본이 만든 또 다른 콘솔 게임기 'PS5'는 높은 인기에 일부 품목 품절 상황을 겪기도 했다. 지난 10월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는 사전예약에서 물량 부족 사태를 겪은 PS5의 추가 물량을 공급하기도 했다.


'노노재팬' 운동이 다소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일본 제품 소비 과정에서 한번 더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유니클로에서 '히트텍'(발열내의)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이벤트를 열었을 당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불매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저 역시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들이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한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 줄 선 사진이 일본에도 공개돼 일본 네티즌들에게 정말로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고 했다.


또 서 교수는 "이런 상황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에서는 또 얼마나 비웃고 있겠냐"라며 "아무쪼록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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