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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역대급 '고래싸움', 잊고 있었던 3위 후보의 존재

최종수정 2020.10.24 09:00 기사입력 2020.10.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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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3위는 원희룡…2022년 대선 앞두고 다시 '큰 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원희룡 제주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에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원희룡 제주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에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022년 대선 레이스와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여당 내부 경선은 흥행 보증 수표이다. 두 사람의 경쟁도 흥미 진진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승부였다.


정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 중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던 역대급 ‘고래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인물은 대통령이 됐고, 아깝게 패배한 인물은 5년 후에 대통령으로 뽑혔다. 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고 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얘기할 때 대부분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대결만 기억한다.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이나 당내 조직 기반, 열성적인 지지층 규모 등에 있어 두 사람이 월등히 앞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두 사람만 도전한 선거가 아니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자리에 도전장을 낸 3명의 후보가 더 있었다.


2017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정치인 홍준표와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정치인 고진화가 주인공이다. 나머지 한 명은 ‘영원한 소장파’로 불리는 정치인 원희룡이다. 그는 이른바 ‘남·원·정’의 멤버 중 하나이다.


[정치, 그날엔…] 역대급 '고래싸움', 잊고 있었던 3위 후보의 존재


정치인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등 ‘남·원·정’은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승리해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원내 활동을 시작한 인연이 있다. 이들은 보수정치의 ‘개혁 의제’를 이끌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원한 소장파’로 불린다.

‘남·원·정’의 강렬한 이미지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당시 그들의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이후 보수정치에 수혈된 ‘젊은 피’들이 개혁의제를 이끄는데 소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남·원·정’ 중에서 가장 먼저 ‘큰 꿈’을 실천하고자 행동에 옮긴 인물은 정치인 원희룡이다. 이명박-박근혜 양강 구도로 치러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인물이 바로 정치인 원희룡이다. 고진화 후보는 중도에 사퇴했고, 홍준표 후보는 당시 4위에 머물렀다.


이명박 후보는 49.56%를 득표했고, 박근혜 후보는 48.06%를 얻었다. 반면 원희룡 후보는 1.46%, 홍준표 후보는 0.92%를 얻는 데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역대급 고래싸움에 경쟁자로 나선 것 자체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치적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로부터 10년 이후인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은 정치인 홍준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보수정치를 대표하는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등을 통해 정치적 경험과 맷집을 키운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2007년 당내 경선에서 쓴맛을 봤던 정치인 홍준표 그리고 원희룡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승부를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적은 현재 다르지만 두 사람은 모두 범야권의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정치인 원희룡은 대선주자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뒤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07년과 비교한다면 그의 정치적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여의도 무대에 데뷔한 지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중진의원으로서 다양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두 차례나 광역단체장(제주도지사)에 당선되는 등 정치적 중량감을 키웠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과는 차원이 다른 도전이다.


[정치, 그날엔…] 역대급 '고래싸움', 잊고 있었던 3위 후보의 존재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알릴 기회였다면 2022년 대선은 그의 정치인생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를 중요한 도전이다. 단순히 경험을 쌓는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기회라는 의미다.


대선은 1년 5개월도 남지 않았다. 시간은 많지 않다. 현재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고려할 때 갈 길은 멀다. 정치인 원희룡에게 그나마 희망적인 상황은 범야권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대선레이스에서 월등히 앞서 가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교안 전 대표가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일격을 당한 이후 보수정치는 대안 부재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정치인 원희룡은 13년 전의 아픔을 뒤로 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관건은 대선 경쟁력에 대한 각인이다. 자신을 선택한다면 2022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를 안겨준다면 지지율 수직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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