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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완성차 3사 고사 직전…협력사 유동성 쇼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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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가 고사 직전에 내몰리면서 9월 이후 부품 협력사의 줄도산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질적인 적자에 노동 및 사법 리스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내수ㆍ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국내 자동차 생태계 전반에 유동성 마비가 극심해졌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84개 상장 자동차 부품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845억원으로 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7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던 부품사들이 올해 2분기부터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5%에서 -0.3%로 급락했다. 적자기업 수는 지난해 상반기 21개에서 올해 상반기 49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외국계 완성차 3사 고사 직전…협력사 유동성 쇼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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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 이익 전년비 111% 감소할 때 고용 3% 줄어

이는 완성차업체가 올해 2분기부터 받은 코로나19 타격이 협력 부품사로 고스란히 전이된 것이다. 게다가 부품사의 영업이익이 100% 이상 급감하는 동안 고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 부품사의 고용은 22만2638명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에 그쳤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규모 적자에도 고용 감소 폭이 3%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부품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고용 유지 노력을 해왔다는 반증"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고 자동차 생태계 전반을 유지해야 수요 회복기 확대 공급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 3사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들 협력 부품사의 어려움은 위기를 넘어 절박한 수준이다. 이들 3사의 전년 대비 올해 1~8월 수출 실적은 르노삼성이 73%, 쌍용차 34%, 한국GM 27% 감소했으며 수출 급감으로 인한 부품사들의 공장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정 회장은 "부품 대금 지급에 3개월가량 시차가 있기에 지난 5~6월 수출 급감의 여파가 8~9월 들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이 기간 대금 지급 공백을 해소하지 못하면 9월 이후 부품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윤동주 기자 doso7@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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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낮은 3사 협력사…정부 지원 사각지대

정부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각종 대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외국계 3사 부품사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신보·기보의 상생협약보증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420여개의 자동차 부품사들이 대출 보증 혜택을 받았지만 이중 외국계 3사의 협력사는 3~4개 수준에 불과하다. 원청 기업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부품 협력사의 신용도도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출 부진 뿐만아니라 원청 기업의 파업 가능성도 잠재적인 리스크다. 매년 돌아오는 임금협상 시기에 완성차 공장이 파업을 강행하면 부품사들은 멈춰설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GM 노동조합은 파업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최근 각종 노동 소송에 휘말리며 2000억원의 현금을 공탁금으로 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 회장은 "2000억원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사의 금융애로를 해소해줄 수 있을 정도의 큰 돈"이라며 "이를 한꺼번에 현금으로 내놓기란 경영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업으로 4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냈던 르노삼성은 올해 임금 협상의 본교섭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저조한 내수 판매로 인해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그나마 올해 일찌감치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KG모빌리티 는 매각과 법정관리의 기로에 서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가 인수 제안에 나섰으나 현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감자를 받아들이고 채권단과 최종 조율에 성공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정 회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꼽는 한국 투자의 첫 번째 리스크가 바로 후진적인 노사 관계"라며 "특히 매년 진행되는 노사 협상이 투자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년 주기의 임금 협상 등 선진적인 노사 문화 형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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