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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집 살 수 있을까" 20·30 내 집 마련 꿈, 이룰 수 있나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최종수정 2020.07.16 14:03 기사입력 2020.07.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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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젊은층, 월급 모아도 '내 집 마련' 무리
文 정부, 출범 이후 22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
'내 집 마련' 어려워진 젊은층, 근로 의욕도 잃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금수저' 아니고서야 매달 월급 받고 내 집 마련 어떻게 합니까.", "부모님한테 얹혀사는 수밖에 없죠."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함에 따라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20·30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젊은층은 연봉을 아무리 아끼고 저축한다 한들 부모덕을 보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 일명 '영끌대출'(영혼을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시도하려 했으나, 최근 정부가 대출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이마저도 힘들어진 모양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내 집 없이 10년 정도 살고 있는데, 전세로 오래 살다 보니 주위에 집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강남 집값도 쉴 새 없이 오르는 걸 보니 지금 안 사면 나중에 더 큰 돈을 주고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내 집 마련에 너무 안일했다.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젊은층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정부가 부작용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내는 법안들이 현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유도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정부가 괜히 들쑤셔서 집값만 올린 격 아니냐"며 "내 집 마련은 무슨 내 집 마련이냐. 평생 월세로 살다가 퇴직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개설된 한 온라인 카페에는 해당 대책의 소급적용을 받아 아파트 잔금 대출이 막혔다는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신혼부부라고 밝힌 한 카페 이용자는 "현재 사는 집을 처분하고 부족분은 대출을 받기로 했다"면서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6·17 대책으로 대출이 막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받은 계약금과 낸 계약금을 어떡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서로가 걱정할까 염려돼 혼자 눈물을 훔치는 저희가 진정 투기꾼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비판 여론이 지속하자 정부는 지난 10일 또 다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7·10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실수요자에 대한 보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해 생애 최초 특별공급 적용 대상의 범위와 공급 비율을 늘리고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 세 부담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한 시민이 인근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한 시민이 인근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아예 집값이 너무 올라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내 집 마련 희망은 그냥 '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8억6997만 원에서 5월 9억1530만 원으로 5000만 원 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졸 신입사원 평균 초봉이 3000만 원 안팎인 것을 고려했을 때, 30년 동안 월급을 아껴 저축한다 해도 서울에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현재 3000여 건이 넘는 부동산대책 비판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풍자한 청원 게시물도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주택을 '치킨'으로 비유하며 다주택자를 '다치킨자', 일시적 2주택자를 '일시적 2치킨’으로 묘사하며 정부가 부동산 문제 해법을 징벌성 과세에만 찾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청원에는 "일시적 2치킨의 경우 한 마리를 다 먹은 후 나머지 한 마리를 1시간 내 다 먹지 못하면 양도세로 징벌하자", "조정지역 내에서 치킨을 두 마리나 먹으면 날개살, 어깨 봉, 가슴살을 보유세로 뜯어내자", "치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치킨을 시켜 먹으면 취득세 명목으로 뜯어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청원은 1만2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으나 하루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용산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다 보니 젊은층은 근로 의욕마저 잃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부모님 세대만 해도 월급만 꼬박꼬박 저축하면 그래도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이 보였다.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 돈을 아무리 아껴도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며 "좀 더 좋은 집, 좀 더 맛있는 음식을 위해 직장 다니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면 직장 다니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결혼도 안 하고 부모님 집에 눌러앉는 게 나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기태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예전에 비하면 다세대주택 등도 가격이 오르긴 했으나, 아파트만큼 비정상적으로 오른 것은 아니다"라며 "전·월세로 사는 가구의 경우, 거주 기간 동안 못 하나 박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집을 마음대로 쓸 수 없으니 청년층 사이에선 '내 집 마련'에 대한 욕구가 계속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문제는 젊은층의 소득이 집값 상승률을 못 따라가는 데 있다"며 "또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고 있으나, 무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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