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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K방역' 덕분에…"해외투자자들 한국 보는 시선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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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인터뷰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글로벌 위상 달라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옛말, 이젠 '코리아 프리미엄'
올 글로벌 FDI 40% 감소 전망 속 한국 FDI는 선방

[대담=아시아경제 이은정 산업부장, 정리=우수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의 시스템과 위기 대응 능력 그리고 시민 의식을 다시 평가 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KOTRA 본사에서 만난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인베스트코리아(이하 IK)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해 KOTRA 내에 설치한 국가 투자유치 전담기관이다. 해외 투자자들과 일선에서 소통하는 장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의 변화상을 전했다.

2018년 9월 그가 취임한 이후 미ㆍ중 무역분쟁,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일본 수출 규제 등 글로벌 악재가 잇달아 터지며 투자 유치에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 FDI 실적은 역대 2위의 투자유치(223억달러)를 기록, 5년 연속 200억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성과로 보여주겠다"던 장 대표는 전 세계를 동분서주하며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보탰다.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 세계투자진흥기관연합(WAIPA) 총회에서 동아시아ㆍ동남아시아 지역 이사로 선출돼 국제기구 차원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올해도 연초까지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월부터 코로나19 이슈가 확대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투자 검토와 집행이 잠정 중단된 상황.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한 출장길이 막히면서 그도 잠시 '멘붕'에 빠졌다고 한다. 이내 직원들과 함께 온라인 화상회의와 영상제작 등 '비대면(언택트)'으로 투자유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고 하반기에도 언택트 방식을 강화하며 해외 투자자들과의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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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글로벌 FDI도 직격탄을 맞았을 텐데. 올해 상반기 분위기는 어땠나.

▲지난해까지 한국 FDI 실적이 5년 연속 20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올해부터 탄력받아 '제대로 한번 해보자'하던 차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올해 글로벌 FDI는 대략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한국 FDI도 물론 감소하겠지만 글로벌 FDI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제한적이다.

-코로나19 시대의 해외 투자 유치 활동은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정말 힘들었다. 올해 1월 미국 출장 이후로 해외를 한 번도 못 나갔다. 해외에서도 다들 업무를 중단하고 집에서 쉬는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투자자들은 수시로 통화하고 온라인으로 화상회의도 하면서 교류를 이어갔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프로젝트들을 끝까지 지원해서 숫자가 나오게끔 만들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미국은 모두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인데 한국에서는 현장이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으니, 그런 부분을 강조해 투자를 받아낸 사례도 있다. 개발 프로젝트 현장에 드론을 활용해 실사 사진을 공유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온라인 피칭 홍보 영상을 제작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배포하는 등 모든 투자 프로세스를 비대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장상현 인베스트코리아 대표./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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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만 해도 금융시장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얘기가 나왔다. 이제는 '코리아 프리미엄'이 생겼다고 봐도 되는지.

▲과거에는 남북 관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분명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신들이 한국의 수준 높은 의료 시스템, 신속한 진단 및 방역, 성숙한 시민의식 등을 전하면서 한국의 위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특히 지난 4월 코로나19 한가운데서도 역대 최고의 투표율로 안전하게 치러진 선거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사회의 시스템적 안정성을 각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에서 한국이 안전한 공급기지로서 역할이 확인되면서 글로벌밸류체인(GVC)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취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유치 사례를 꼽는다면.

▲지난해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핵심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분야의 공급 안정성이 화두였다. 소부장 분야의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와 함께 전략 수립→투자 대상 타기팅→투자유치 활동의 프로세스에 착수했다. 5개월 만에 일본 수출규제의 핵심 품목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 생산 업체를 한국으로 유치했다. 글로벌 화학소재기업 듀폰은 2800만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고 충남 천안에 EUV 포토레지스트 생산 시설을 짓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본국 증설이나 대만 등 다른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을 최종 선택했다는 점에서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일본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반도체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고 공급처를 다변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사례다.


-취임한 지 벌써 2년이 다 됐다. 지난 2년간의 소회를 풀어놓는다면.

▲우선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국가 목표 자체도 적은 숫자가 아니었고 이를 달성하려다 보니 무리도 많이 했다. 그만큼 함께하는 IK 동료들도 힘들었을 것 같다. 지난해까지 좋은 성과는 쉬지 않고 함께 노력해준 IK 동료들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업무적으로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IK 차원에서 여러 대응 조치를 취했었는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뿌듯하다. 산업통상자원부, 지방자치단체, 경제자유구역(FEZ) 등 유관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투자자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보를 공유하고 공조체계를 강화할 수 있었던 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외국인 투자유치 추진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언택트, 글로벌밸류체인의 변화 등 이슈화되고 있는 다양한 키워드들을 '외국인 투자유치'에 접목하기 위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평범한 일상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가족, 동료들과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 소통하는 일 또한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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