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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반한 유통한류④]"우리와 닮은 싱가포르, K뷰티·드라마·치맥으로 합심"

최종수정 2019.11.17 22:54 기사입력 2019.11.17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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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 인터뷰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 지난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시티에 위치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에서 만난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은 현지 한류의 원인으로 국가간 경제적·문화적 유사성을 꼽았다. 사진=차민영 기자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 지난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시티에 위치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에서 만난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은 현지 한류의 원인으로 국가간 경제적·문화적 유사성을 꼽았다. 사진=차민영 기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한국식 화장법에 열광하는 싱가포르의 중장년층 여성 고객들은 백화점에서 설화수의 에스테틱 스킨케어 프로그램을 예약한다. 현지인 상당수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한국 인기 드라마를 시청한다. 주말이 되면 한국식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2030세대 젊은이들로 먹자골목이 떠들썩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시티에 위치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에서 만난 김병권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장은 현지 한류의 원인으로 국가간 경제적·문화적 유사성을 꼽았다. 그는 "(싱가포르는) 경제적 관점에서는 1인당 가처분 소득이 높고 결혼을 능동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이 늘면서 만혼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라고 짚은 후 "이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각 나라들의 삶의 모습이 비슷해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유사점이 많다. 김 관장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다 보니 제주도 여행이나 한국 음식도 자연스레 인기를 얻고, 이를 실제로 체험하러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이 상당수"라며 "블랙핑크나 방탄소년단 등 가수들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많이 공연하다 보니 이 같은 인기가 화장품 등 소비재로 이어지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제주도 헤리티지를 브랜드 스토리에 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등이 현지서 인기를 끄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맞닿아 있다.


한류 붐의 대표적인 사례는 식문화다. 유가네, 치르치르, 네네치킨, 맘스터치 등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뿐만 아니라 치킨 및 맥주를 메인 메뉴로 내건 개인 매장들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먹자골목에 가면 꼬꼬나라 등 개별 식당들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밖에도 북창동순두부나 가야금 등 한국 식당들이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김병권 관장은 "싱가포르 내 교민 수는 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선택을 받은 곳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닭고기의 경우 동남아 특유의 문화·종교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전통적인 재료"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주거 밀집 지역인 까통 지역의 한 콜드스토리지 매장 매대가 한국 식품들로 가득하다. 사진=차민영 기자

싱가포르 주거 밀집 지역인 까통 지역의 한 콜드스토리지 매장 매대가 한국 식품들로 가득하다. 사진=차민영 기자


한국 식자재 역시 덩달아 뜨는 시장이다. 김 관장은 "특히 불닭볶음면의 경우 라면부터 소스까지 인기가 높다"며 "또한 유통 개방 폭이 커지면서 기존 가공품뿐만 아니라 한국산 오이 등 신선식품과 만두나 순두부 등 반조리 식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7년부터 싱가포르 최대 유통매장인 NTUC 매장을 비롯해 중·상류층 타깃의 유통업체 콜드스토리지 등에 K-프레시 존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 농가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싱가포르 시장 진출 전략으로는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까. 김 관장은 온라인 마켓에 먼저 진출한 후 드럭스토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대료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을 수 있는 일명 '입소문 전략'이다. 실제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비재 기업 성공 케이스로 화장품 브랜드 그라펜을 운영하는 세이션을 꼽은 바 있다. 국내 남성 전문 화장품으로 유명한 그라펜은 헤어케어 제품으로 싱가포르에서 입소문을 탔다.


김병권 관장은 "세이션은 지사화 작업 결과 중 하나인데 온라인 큐텐에서 1위를 하던 게 입소문이 났었다"며 "오프라인 바이어들이 관심이 있고, 이미 브랜드를 알고 있다보니 진출이 용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라인업도 잘 갖춰져 있고 올리브영 성공 사례도 있는 데다, 제품을 즉각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어필하니까 벤더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e커머스 업체를 선별하기에 앞서 여러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관장은 "중소기업이 들어오기 쉽지 않아 온라인 시장이 아주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지만 볼륨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뷰티나 화장품 큐텐, 라자다, 쇼피에 많이 입점됐고 당초 1위는 큐텐이었는데 라자다가 2017년 레드마트를 만들면서 규제를 풀고 관세를 없앤 후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업체들의 크로스보더 정책은 직구몰 설치를 가능케 해 가령 한국의 제조판매업체들이 쉽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다"며 "큐텐은 인지도가 높지만 입점 수수료가 비쌀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고, 라자다는 후발주자여서 공격적 성장세가 눈에 띈다. 쇼피는 가장 최근 주자로 역시 공격적이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입점 자체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특히 다품종 소량을 요구하는 벤더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무역장벽이 없는 것과 다름없는 싱가포르 시장 특성상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려면 우선 벤더들의 샘플 공급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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