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54개 매장 생겨
2022년까지 300호점 목표
[울란바토르(몽골)=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출출함을 해결하려 편의점 CU에 들어가니 낯익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호빵기계를 점검하다 인사를 하며 반겼다. 호빵과 삼각김밥을 놓고 고민하던 중 삼각김밥을 선택했다. 양이 부족한 듯해서 CU의 자체브랜드(PB) '치즈맛라면'을 추가했다. 다 먹고 길을 조금 걷자 또 CU가 보였다.
서울 어느 곳이 얘기가 아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모습이다. 몽골 대형마트에 이마트가 있다면 편의점에는 CU가 있다. CU는 최근 몽골시장에서 가장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시내 중심가에는 한 블록 건너 한 개씩 CU를 만날 수 있을 정도다.
12일 오전, 울란바토르 중심에 있는 수호바타르광장 근처의 CU 매장을 찾았다. 오전 10시라는 비교적 애매한 시간대였지만 손님들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었다.
몽골 CU의 가장 큰 특징은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내에 들어서자 한국 CU의 유니폼과 똑같은 옷을 입은 직원이 인사를 하며 반겼고, 가장 목이 좋은 곳에는 CU의 PB 상품인 '헤이루' 제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몽골에 CU가 생기면서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인사와 제품이다. 몽골 CU를 운영하는 친조릭 센트럴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는 "예전에 몽골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만날 수 있던 서비로 1호점부터 한국식 인사 문화를 직원들에게 도입했다"며 "한국 CU와 함께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고객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코너에는 센트럴 익스프레스가 생산한 삼각김밥과 김밥, 도시락 등이 배치돼있었다. 핫도그 등 즉석조리제품을 판매하는 곳에는 한국의 호빵기계가 들어와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몽골에서 CU는 편의점은 물론이고 식당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찾은 몽골 CU 1호, 샹그릴라점은 한국 라면과 삼각김밥 등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 모인 손님들로 앉을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샹그릴라점에서 만난 바야드란(32)씨는 "인근 카페에서 커피가 5400투그릭(약 2300원)인 데 반해 이곳은 한잔에 2500투그릭(약 1070원)에 불과하다"며 "와이파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카페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하듯 몽골 CU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시설이 구비돼있다. 의자와 테이블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지만 와이파이를 비롯해 유선 랜을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준비돼있다. 테이블당 하나씩의 콘센트도 있어 커피나 식사를 즐기며 휴대폰을 충전하고 동시에 동영상 등을 시청하는 고객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몽골 CU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54개의 매장이 생겼다. 매주 하나꼴로 새로운 매장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친조릭 CEO는 "경쟁사인 '서클K'의 경우 점포가 20여개 불과하다"면서 몽골에서 CU는 2022년 말까지 30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편의점 사업은 많은 사람에게 근거리 서비스를 해야 한다"며 "주요 간선도로 등에도 CU를 위치하게 만들어 전국에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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