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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재개 앞두고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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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재개는 일치하지만 일정에 차이.. 장소도 비공개
밀당 속 3차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동력 마련 여부 주목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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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ㆍ미가 모두 실무 회담 재개를 확인했다. 북한은 4일과 5일, 미국은 일주일내라는 다소 온도차가 나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북ㆍ미 양측이 연내 3차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대화 동력을 이어갈 '밀당'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이 회담 재개를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나선 것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1일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 형식으로 북ㆍ미 접촉을 예고한 것은 회담에 부정적 요소들이 해소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북측이 예고한 9월 말보다 다소 지연됐지만 1일로 중국의 신중국 70주년 열병식이 마무리된 것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중국의 대규모 행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신속하게 북ㆍ미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건국 70주년을 계기로 방중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방중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방중에 나서지 않은 채 북ㆍ미 실무대화가 시작된다면 대화에 앞서 미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미국을 사정거리에 두는 '둥펑 41'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처음 공개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 방문으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ㆍ미 양측은 상호 제기한 '새로운 셈법'과 '창의적 해법' 간 대결을 앞두고 밀당을 예고하고 있다. 양측은 협상 재개를 발표하면서도 협상장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회담 장소까지 합의했지만 비공개로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이전에 열린 실무회담은 장소가 공개된 바 있다.


북측이 4일과 5일 협상을 발표했지만 미측은 일주일내 협상이라는 입장만 내놓았다. 양측의 입장에 분명한 차이가 감지된다. 이는 미국이 이번 협상에 대해 더욱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반면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이 비해 미국에 대한 압박 효과가 큰 SLBM 실험발사를 진행하며 이번 협상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이 발표한 대로 4일 예비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예비접촉 결과에 따라 5일 실무협상 개최 여부가 영향을 받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부상은 실무회담을 발표하며 '예비접촉'이라는 다소 특이한 형식을 덧붙였다. 지난 2월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트라우마로 풀이된다. 북한은 예비접촉을 통해 양측의 간극을 사전에 확인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본 협상장에도 들어서지 않겠다는 압박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예비접촉을 통해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왔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라면서 "북한은 미국의 안에 제재 완화가 포함된 것인지를 확인하고, 이 조건이 갖춰지면 구체적 협상으로 가고 아니면 아예 협상에 빠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이 협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도 감지된다. 신 센터장은 "북ㆍ미가 장소를 논의하는 와중에 날짜를 북한이 먼저 발표해서 미국을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ㆍ미가 여태까지 물밑에서 해온 것이 바로 '예비접촉'인 셈인데, 굳이 특정일에 만나서 예비접촉을 한다고 발표한 것은 결국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ㆍ미는 이미 뉴욕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예비접촉'이라는 단계를 둔 것은, 북한 대미협상팀이 그만큼 조심스러운 태도로 이번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낙관과 방심으로 인한 하노이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미국이 내밀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점검하고 떠보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그렇게 발표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진행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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