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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계관 전격 등판 "先비핵화는 없다…트럼프 용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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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대미외교 주역 협상파
물밑 실무협상서 양측 이견 상당한 듯
北, 美에 '새로운 계산법' 가져오라 압박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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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를 실무 차원에서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이 어둡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고문은 그러면서 미국을 향해 선(先) 비핵화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고문은 이날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진행된 조미(북·미)수뇌상봉들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역사적 계기로 되었다"면서도 "그러나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앞으로의 수뇌회담 전망은 밝지 못하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이 같은 전망의 배경으로 미국의 변하지 않은 '선(先)비핵화' 요구를 꼽았다. 그는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다"며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 측에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올 것을 촉구했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북·미 간 물밑 접촉에서 양측의 이견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대미 협상파인 김 고문을 등장시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격적 실무협상에 앞서 북·미는 뉴욕 채널 등 물밑 접촉을 통해 개괄적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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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고문은 현 국면 전환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용단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 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우리 외무성은 미국의 차후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대 북한의 대미 협상 창구로 활약했던 김 고문의 명의로 나온 공식 메시지는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북한은 한동안 사라졌던 김 고문을 재등장시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자신들의 메시지를 더욱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계관은 북한 내 대미 유화파로 볼 수 있다"면서 "판을 깨지 않는 차원에서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고 미국의 양보를 촉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북·미가 실무접촉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서로 합의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측의 팽행한 줄다리기가 자칫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점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김 고문에게 소방수의 역할을 맡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2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당시 부상)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면서 맹비난했다. 이에 격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그러자 김 고문은 9시간 만에 긴급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 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상당히 절제된 어조의 담화로 김 고문이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렸던 셈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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