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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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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가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가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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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문제로 한 달 동안 전국이 떠들썩했다. 자녀의 개인정보 생활기록부, 학사기록이 만천하에 공개됐고 후보자 금융자산의 일부를 부어 넣은 사모펀드와 본인과 가족이 이사회 멤버였던 사립학교 관련 의혹이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치달았다.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장치인 인사청문회는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았다. 여야는 장외에서 후보자 자녀의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권력에 대한 중요한 견제기능이라고 했지만, '치킨 게임' 끝에 열린 지난 6일 청문회는 반쪽짜리였다.

희생은 컸다. 여야가 청문회 개최 둘러싼 책임 떠넘기기에 몰입한 가운데 개원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주목받지 못했다. 2018 회계연도 결산 심사에 나서야 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장관 후보자 자녀에 대한 공방으로 채워졌다. 국회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합의를 뒤집는 모습을 연출했다.


우려는 정기국회 일정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16일까지 상임위원회별로 법률안을 심사하고 23일부터 대정부질문, 3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욱이 동아시아를 둘러싼 외교 갈등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 경제에 투입될 예산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적기에 집행되지 못할 것 같다. 정부가 내놓은 2020년 예산안은 513조원에 달한다.


장관 후보자는 지난 2일 국회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 "만신창이가 됐다"고 말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중 제가를 잘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여론은 극단적으로 나뉘었다.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기능, 100만건 이상 의혹 보도를 쏟아낸 언론, 초유의 압수수색을 감행한 검찰에 대한 대중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길고 긴 치킨게임이 끝났다. 참전한 모두가 만신창이가 됐고, 셈법이 무엇이었든 박탈감과 공허함 속에 혐오가 들어찼다. 그리고 민생과 동떨어진 정쟁, 원칙이 무너지고 위법이 난무했던 청문회, 진학을 위한 스펙 경쟁의 민낯, 검찰 조직의 아집 등 이 모든 과잉이 숙제로 남았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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