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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공유하던 익명게시판이 총기난사 예고게시판으로

최종수정 2019.08.05 10:38 기사입력 2019.08.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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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고 게시판으로 변질된 '에이트챈(8chan)'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캘리포니아 이어 올해만 총격범죄 예고 3번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이트챈(8chan)' 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이트챈(8chan)' 화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에이트챈(8chan)'이 증오범죄의 온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총기를 난사한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범행 직전 에이트챈에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성명서를 올렸다. 총격범이 에이트챈에 범행을 예고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한 브렌턴 테런트, 4월 미 캘리포니아 파웨이 지역 유대교회당에서 총기를 난사한 존 어니스트도 범행에 앞서 범행 계획과 동기를 담은 온라인 선언문을 이곳에 올렸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에이트챈이 총격범들의 확성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에이트챈을 개설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레드릭 브레넌은 4일 NYT와 인터뷰에서 "총기난사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에이트챈과 연관성을 찾게 된다"며 "사이트를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사용자들만 이를 모른다"고 덧붙였다.


브레넌이 에이트챈을 만든 것은 2013년 10월. 그는 미국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포챈(4chan)'이 지나치게 사용자 글을 규제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새로운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후 에이트챈은 2014년 미 게임업체를 강타한 페미니즘 운동 '게이머 게이트'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포챈에서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글을 쓰다 쫓겨난 이용자들이 활동 영역을 옮겼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에이트챈은 '주류 웹사이트에서 환영받지 못한 이들이 모인 곳'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에이트챈 사이트 머리글에는 '인터넷에서 가장 어두운 곳에 오신 걸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브레넌은 2015년 해당 사이트 관리를 포기하고 온라인 사업자인 짐 왓킨스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이후 게시글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이트는 극단주의자들의 놀이터가 됐다. 살인자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밈(memeㆍ인터넷 놀이문화, 일종의 패러디)'을 만들어내고, 총격 범행으로 사망자가 늘어날 때마다 "고득점을 달성했다"며 칭찬하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시민사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반(反)명예훼손 동맹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에이트챈은 세계에서 가장한 극렬한 공격자들이 테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곳"이라며 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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