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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규제 가로막힌 신약-하] 임상시험은 속도전

최종수정 2019.08.02 07:02 기사입력 2019.08.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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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단축·비용 절감·인식 개선 '세바퀴'로 中·日 넘어라

-임상시험계획 접수 승인까지 수개월…해외 심사제→신고제로 전환 분위기

-심사인력 美·中의 절반도 안 돼…임상 전담 의사심사관 13명뿐

[임상규제 가로막힌 신약-하] 임상시험은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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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질은 상당히 좋다. 속도만 더해지면 중국·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의사 출신인 이일섭 한국 GSK의 의학부 부사장(대한임상약리학회 고문)은 우리나라 임상시험의 질은 높지만 행정 절차가 늦어 최근 중국의 임상시험 제도 개선이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중국이 임상시험 신고제 전환, 임상시험 실시기관 승인제 폐지 등 영향력이 큰 제도 개선을 꾀했다"며 "우리나라도 임상시험 진입 문은 활짝 열되 의약품 허가를 내줄 땐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감한 제도 개선을 통해 임상시험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임상시험 진입 속도전"=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제약사들이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은 임상시험 '속도'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약품정책실 상무는 "규정상 임상시험계획(IND) 접수 후 30일 내 승인하도록 돼있지만 이 기간이 끝날 때쯤 보완이 나와 3~6개월 더 걸렸다"며 "피드백을 빨리 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 일본, 싱가포르 등은 임상시험 신고제다. 미국과 중국은 승인제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신고제에 가깝다. 미국은 제약사가 IND를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후 30일 안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임상시험에 들어갈 수 있다. 중국도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에서 60일 이내 응답이 없으면 임상시험 승인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해서 임상시험 승인에 걸리는 기간을 12~18개월에서 최대 60일로 줄였다.


업계는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과 안전성이 확보된 임상 3상에 한해 신고제로 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임상시험 실시기관 승인제 폐지도 거론된다. 우리나라는 일정 기준을 갖춘 기관만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 6월 말 기준 임상시험 실시기관은 191개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은 다르다. 중국은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822개 기관에서만 임상시험이 가능했지만 자격을 갖춘 민간회사도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 우리나라도 이들 국가처럼 1차 의료기관(동네 의원)에서 수요가 있는 백신, 고혈압, 당뇨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학계·식약처 "방향 맞지만 시기상조"= 임상시험 신고제 전환, 임상시험 실시기관 승인제 폐지를 기반으로 한 속도전에 대해 학계와 식약처도 공감한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김정미 식약처 임상제도과장은 "신고제는 식약처의 심사 인력이 부족한 만큼 우선순위에 집중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도 "10여년 전에도 추진했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장인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은 '선택적' 신고제를 도입하면 임상시험의 효율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1차 의료기관까지 임상시험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센터장은 "임상시험실시지원기관(SMO)이 연구간호사(임상시험 코디네이터)를 지원해 1차 의료기관의 임상시험을 도와야 하는데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1차 의료기관이 3차 의료기관과 연계하거나 협력하는 시스템, 인프라를 지원해 기존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임상시험 승인 속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심사 인력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 6월30일 기준 식약처의 심사 인력은 322명으로 중국(1000여명)이나 미국(1700여명)의 절반도 안 된다. 이 마저도 임상시험과 의약품 허가 업무를 더한 숫자로, 임상시험만 전담하는 의사 심사관은 13명뿐이다.


◆임상시험 부정적 인식 개선도=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R&D)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도 필요하다. 호주는 임상시험을 포함해 R&D 투자기업에 최대 43.5%의 환급 가능한 세금을 상환해준다. 비용 측면에서 미국에서 드는 금액의 절반 정도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대만은 해외 기업이 자국 내 R&D센터를 설립하도록 총 경비의 35%까지 3년간 현금으로 지원해준다.


'임상시험=마루타'라는 일부 부정적인 인식 개선도 과제다. 이에 대해 장 센터장은 "임상시험은 산업 발전을 떠나 암, 희귀질환과 같이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는 환자들에게 생명 연장의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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