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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화평법·화관법 빗장 푸나…재계 '규제 완화' 요청에 고심

최종수정 2019.07.11 14:35 기사입력 2019.07.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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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재계 간담회서 규제 완화 요구…정부 "기업 입장 듣겠다"
화평법·화관법이 대상될 듯

정부, 화평법·화관법 빗장 푸나…재계 '규제 완화' 요청에 고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과 관련, 소재ㆍ부품산업 활성화를 위해 화학물질 규제를 해소해달라는 재계의 요청에 대해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화학물질 규제 법안을 소관하는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11일 "산업부와 함께 기업체를 만나 어려움을 느끼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겠다"면서 "안전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간담회 등을 통해 합리적으로 규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전날 기업 총수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소재분야 연구개발(R&D)을 위해 환경규제 완화를 주문한 이후 나온 만큼 규제해소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강화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시행 이후 '부담스럽다'는 재계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의서를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정부에서 구체적인 액션이 나온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환경부의 태도 변화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법(화평법)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도 "특정국가에 대한 핵심소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에서의 대외의존도 문제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자립도를 높이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말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에서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과 화평법을 대표적인 환경규제로 꼽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화평법은 화학물질을 연 1t 이상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기업에게 화학물질의 명칭, 수입량, 유해성 분류, 사용용도 등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에 사전 신고해야 하는 사항들이 영업비밀을 담고 있는 데다,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경우도 있어 규모가 작은 화학기업에는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연구개발(R&D)를 위해 소량의 물질이라도 수입하는 과정에서 규제가 강화되는 게 단적인 예"라면서 "국회와 정부에 R&D 관련 물질 수입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토로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정부가 (비용을) 지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고, 등록 대상이 세밀하다보니 해외제조업체가 아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화학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영업기밀을 이유로 관련 정보를 넘겨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련 협회 관계자는 "소량 수입되는 핵심물질의 경우 까다로운 등록과 영업기밀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화평법과 화관법의 신고에 대한 규정이 다른 점도 업계로서는 혼란스런 부분이다. 화평법에는 단일물질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화관법에서는 혼합물질까지 신고토록 했다. 화평법에 규정된 '제조'에 단순혼합은 포함되지 않는데 화관법에서는 단순혼합도 신고물질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료만 바꾸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페인트업체는 순식간에 등록물질 가지수가 수만종으로 늘어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복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화평법과 화관법이 산업안전법이나 소방법 등 기존 다른 법규와 중복돼 과잉규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평법은 새로운 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화관법은 유통되는 물질에 대한 법인 만큼 대상이 다르다"면서 "이번주까지 신고된 물질에 대한 보완조사가 마무리되면 분석에 들어가는 만큼, 구체적인 현황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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