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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저성장시대 대한민국, 개혁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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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저성장시대에 진입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시작되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도성장이 시작된 것은 1966년부터이다. 1966년부터 1991년까지 우리의 1인당 실질국내총생산은 매년 평균 9.3%로 증가했다. 이는 약 7.5년마다 실질소득이 두 배로 증가하였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1인당 소득은 1967년부터 1991년까지 25년 동안 약 7.3배 증가했다. 그리고 1953년 한 해 우리의 노동자들이 벌어들인 1년 소득을 지금은 열흘 안에 번다.


우리 경제는 1991년을 기점으로 저성장으로의 이행을 시작했다. 1991년 10.1%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1년에는 3% 아래인 2.9%에 다다랐다. 선진국형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2011년 이후 2018년까지 최근 8년간 1인당 국내총생산의 평균성장률은 2.5%였다. 이런 가운데 우리 경제는 지금 설상가상으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염려스러운 것은 더욱 낮은 저성장으로의 이행이 진행 중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아직 이 나라의 저성장경로가 일본과 같이 잠재성장률 0% 근처를 향하고 있는지, 그보다 더 낮을 것인지, 아니면 일본보다는 높을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금의 경제 상황을 볼 때 그와 유사한 경로를 향하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지경인데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의 정치와 사회는 한가하기만 하다. 빠른 시일 안에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2% 아래로, 그 다음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1%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의 경제체질은 고도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경직적이다. 규제가 덕지덕지 스스로를 묶고 있고 인적자본 축적의 본산이어야 할 교육제도는 최근 자율형사립고 지정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누구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이 돼버렸다. 존재할 이유가 없는 대학을 정리하는 데 너무도 많은 절차와 서류가 필요하고 교육부는 본인들이 무지하기 때문에 간섭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장은 어떤가? 절대 다수의 노동자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소수 귀족노동자 집단인 노동조합은 집단이기주의만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그로 인해 해고와 고용이 자유롭지 못하니 무슨 고용창출이 되겠는가?


우리 경제의 부조리와 비합리성이 집대성되어 나타나는 곳이 정치이다. 특히 국회는 이제 그 존재의 이유를 상실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그들이 만드는 법률은 하나 같이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는 자해법률들뿐이다. 일의 전후와 우선순위를 분간 못 하고 나라의 진로를 방해하는 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이 맡겨져 있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이런 병적인 구조가 권력의 무능과 맞물려 갈 바를 모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지금이다.

대한민국은 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개혁하지 못하면 결국 위기가 오고 1997년 말에 발생한 외환위기에서와 같이 강제적인 개혁에 따를 수밖에 없다. 위기에 의한 강제개혁은 개혁을 가능하도록 하지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외환위기와 그에 따른 개혁, 그리고 그 이후 대한민국의 행로가 과연 우리가 원하는 것이었는지 상고해보라. 우리 스스로 우리에게 최적이라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위기에 앞서 개혁해야 한다. 헌법, 3부를 포함한 정부와 관료 제도를 혁신하고, 교육, 노동, 규제개혁을 통해 시장에 존재하는 경직성을 걷어 냄으로써 환골탈태할 때인 것이다. 다만 개혁이 아니라 개악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사실이 염려스럽고 불안하지만.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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