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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규제, 일몰 1년째 못 저무는 사연

최종수정 2019.05.27 11:29 기사입력 2019.05.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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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부처간 날선 신경전…사후규제안 강화 갑론을박, 사업자 불안만 가중

합산규제, 일몰 1년째 못 저무는 사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산 넘어 산이다. 지난해 6월27일로 일몰된지 1년여가 흘렀지만 부처 간 신경전에 국회 파행까지 겹쳐 장기간 표류할 태세다. 사후규제 절충안은커녕 합산규제 방향성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27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도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와 관련해 공통안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입장을 정리해야 소위 일정도 잡을텐데, 지금으로선 미정"이라면서 "조금 더 안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는 앞서 KT를 타깃으로 한 합산규제를 철폐하면서 방송시장에 대한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규제당국인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국회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KT만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공세와 M&A 등으로 미디어 산업은 격변기에 놓여있는데, 유료방송 정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사업자들의 불확실성만 높아지는 형국이다.


◆국회, 부처 3색 사후규제안 =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각각 제출한 안은 '시장지배사업자 규제', '유료방송 요금인가제' 등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방통위의 방안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를 시장집중 사업자로 지정해 △사업규모 △시장점유율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 등을 검토해 이용약관 인가 사업자 및 서비스를 지정하는 것이 골자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다시 유료방송 인가제로 돌아가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기존 요금승인제를 신고제로 완화해 규제를 전반적으로 철폐해,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기조다.


전반적으로 국회가 당초 합산규제의 대안으로 제시한 안과 견줘보면 과기정통부보다 방통위가 더 유사한 감이 있지만, KT스카이라이프의 계열 분리 등 강경한 안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당초 국회 여당 측은 KT가 보유한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공기업에 매각해야 한다는 강경한 안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고 위헌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방통위 역시 그보다는 위성방송 재허가 심사 시 난시청 해소, 통일대비 서비스 등 심사기준 강화에 더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는 방통위, 과기정통부가 각각 유료방송 시장을 보는 시각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규제를 최소화 해 시장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방통위는 M&A로 통신과 방송 이종간의 결합이 강화되고 시장이 확되대는 만큼,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불확실성에 1년 허비 = 결국 딜라이브 인수를 타진 중이었던 KT의 불확실성만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로 폐지된 이래 만 1년 가까이 가부 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11월 첫 합산규제 관련 법안소위를 개최한 이후, 1월22일, 2월14일, 2월25일, 3월22일, 4월16일, 5월16일까지 무려 일곱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국회 파행과 더불어 당정간 입장차이, 또 부처간의 의견가 선명해 좀처럼 결론이 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진행 중이지만 KT만 규제리스크에 막혀 이도저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합산 점유율은 24.54%,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23.92%다. KT계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KT스카이라이프 포함)이 31.07%인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6.29%)인 딜라이브 인수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딜라이브 채권단도 유력환 원매자였던 KT와의 딜을 잠정중단하고, 만기연장을 추진하는 등 M&A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공세와 유튜브 등 OTT 시장 급성장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격변하고 있는데, 일몰한지 1년이나 된 합산규제 논의가 계속 사업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사결정은 계속 지연되고 사업자들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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