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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기업의 대북 식량지원 모델 검토해봐야

최종수정 2019.05.27 12:00 기사입력 2019.05.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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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기업의 대북 식량지원 모델 검토해봐야

유엔(UN)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벌써 2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북한 핵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북한과 미국은 서로의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얽혀버린 대화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최근 식량지원과 개성공단 방북승인 카드를 북한에 내밀었으나 아직은 북한의 응답이 없다.


대북 식량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국민의 동의를 받아 추진되겠지만, 이제는 지원주체를 정부와 비정부기구(NGO)에 국한하지 말고, 민간기업까지 넓혔으면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식량은 불특정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원된 식량이 군사용으로 전용된다는 일부의 우려도 있다.


기업의 식량지원은 향후 북한진출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중국기업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북한 광산 등 산업현장에 쌀과 생필품 등을 공급하고, 사업권을 확보해왔다. 그리고 그들은 막대한 이익을 지원대가로 받았다. UN 제재가 지속되는 지금도 중국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과 사업계약을 하고 있다. UN 제재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기업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까?


남북 및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났다. 북한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산업에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이에 따라 대북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핵 문제 해결을 고대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에 북한 식량지원의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민간기업이 북한 특정 사업장에 식량을 직접 지원할 수만 있다면 정부지원의 고민인 분배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전용에 대한 부담도 떨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기업은 식량지원을 무상(無償)이 아닌 유상(有償)으로 할 것이므로 국민 세금에 대한 부담도 없다. 북한도 중국기업의 선례(先例)가 있기 때문에 남한기업의 지원방식을 수용할 것으로 본다. UN 제재로 외화수급이 막힌 북한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에 지속적으로 UN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UN 제재는 북한에 그만큼 고통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UN 제재가 시작된 2018년 북한의 중국 수출은 5700만달러에 머물었다. 수출이 가장 많은 지하자원은 2013년 18억4100만달러에서 2018년 1700만달러로 99% 넘게 감소됐다. 중국으로 지하자원 수출이 중단되자 북한의 많은 광산과 탄광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광산과 탄광 종업원들은 몇 달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광업은 국민 충생산의 14%를 차지할 만큼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특히 1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광산 근로자의 대량 실직이 장기화될 경우 북한 정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수출산업이 사라진 북한경제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우선 남한기업이 북한 특정 광산에 식량을 지원하고, 그 대가를 광업권이나 광산에서 생산된 광물로 상환토록 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러한 형태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만 있다면 북한은 식량지원을 통해 광산 노동자의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광산 가동 중단으로 떠나 있던 노동자의 광산 복귀가 가능해져 생산도 정상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식량과 광업시장 연계사업은 북한 광산 진출을 위해 오랫동안 중국이 사용한 진출 전략이기도 하다. 우리 기업도 늦었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주민을 지원하고 중국의 일방적인 북한시장 선점을 예방했으면 한다.

물론 민간기업의 대북지원에는 미국과 남한 분위기, 북한의 수용 여부 등 많은 난관도 있겠지만 창조적인 발상으로 접근한다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고 본다. 식량지원을 통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자.


이제는 모든 대북사업을 정부가 외롭게 추진하지 말고 민간기업과 같이 갔으면 한다. 그래야만 정부도 큰 빛을 발할 수 있다. 너무 늦지 않도록 정부의 혜안을 기대해본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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