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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거북이 뱃속에 과자·라면 봉지…해수부, 해양쓰레기와 전쟁 선포

최종수정 2019.05.24 11:53 기사입력 2019.05.2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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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태계 파괴 어획량 감소

해양생물 생존·안전도 위협


해수부, 예방 등 4단계 관리

지자체와 협약 체결 비용 분담

대응센터 모니터링 정보 제공


전남 영광군 송이도 해안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다.(사진= 해수부)

전남 영광군 송이도 해안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다.(사진= 해수부)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2018년 8월29일 해양수산부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붉은바다거북을 제주 앞바다에서 방류했다. 개체 수 회복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위치추적기와 개체인식표를 부착한 붉은바다거북은 부산 연안에 이르러 움직임이 멈췄고 방류 11일 만에 폐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생태원 연구원에서 부검한 결과 몸길이 42㎝인 3년생 붉은바다거북 한 마리에게서 10.24g에 달하는 쓰레기가 발견됐다. 뱃속에 쌓인 비닐과 플라스틱 조각 등의 해양 플라스틱 탓에 폐사한 것이다. 거북의 뱃속에서 발견된 쓰레기 종류는 과자ㆍ라면 봉지, 비닐 조각, 낚싯줄, 어망, 노끈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것들이었다. 사람들이 무심코 해변에 버린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갔고, 거북은 먹이인 줄 알고 이 쓰레기들을 삼킨 것이다.


◆결국 인간에게 피해= 해양 쓰레기가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바닷새 100만마리, 고래나 바다표범, 바다소 등 보호해야 할 해양 포유동물 10만마리가 해양 쓰레기에 걸려 죽는다. 비단 해외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2년간 국내에서 폐사한 38마리의 바다거북 중 20마리의 소화기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검출됐다. 이처럼 해양 쓰레기는 해양 환경에 큰 위협 요소가 되고 있음에도 전국적으로 매년 18만여t이 발생하고 있다.


해양 쓰레기로 인한 피해는 해양 생물의 폐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 흘러든 페트병이나 비닐봉지와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는 자외선이나 풍화에 의해 5㎜ 이하의 작은 입자인 마이크로 비즈(플라스틱 조각), 즉 미세 해양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이는 해양 생물에게로 유입돼 결국 어획량 감소 및 수산물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폐어구 등에 물고기가 걸려 죽는 유령 어업과 해양 생태계 변화로 인한 어획량 감소로 지난해 수산업은 38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해수부는 추정했다.

해양 쓰레기는 해양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제 국내 해양 사고의 11%가 폐어망과 밧줄, 비닐봉지와 같은 부유물이 선박에 걸려 발생했다.


이처럼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어획량 감소와 수산물 품질 저하 등 1ㆍ2차 피해로 이어지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 24일 해수부에 따르면 정부는 해양 쓰레기로 발생하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예방ㆍ수거ㆍ연구ㆍ교의(교육ㆍ홍보)'의 4단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해양 쓰레기 감축' 4단계로 관리= 해양 쓰레기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예방이 첫 번째 단계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5대 강 유역 전체에서 '하천ㆍ하구 쓰레기 관리 협약'을 체결해 쓰레기 수거ㆍ처리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또 양식용 스티로폼 부표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폐스티로폼 자율 회수 지원 사업'과 조업 후 입항 시 쓰레기를 쉽게 모아 버릴 수 있는 바지선 형태의 '선상집하장 보급 사업'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이미 바다에 있는 쓰레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거 사업이다. 해수부와 지자체는 해양 쓰레기 정화 사업(해안가 쓰레기)과 해양 폐기물 정화 사업 및 연안 어장 환경 개선 사업(침적 쓰레기), 항만 내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운영하는 선박인 청항선 총 21대를 통한 관리 사업(부유 쓰레기) 등을 통해 매년 7만~8만t의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해수부는 장기적으로 해양 쓰레기 저감을 위해선 해양 쓰레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부터 해양쓰레기대응센터(해양 쓰레기 통합 정보 시스템)에서는 해양 쓰레기를 모니터링해 해양 쓰레기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홍보 및 국제 협력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총 90억원을 들여 미세 플라스틱 해양오염 관리를 위해 '해양 환경 위해성 연구(R&D)'도 추진 중이다. 해양 쓰레기가 미치는 영향과 이동 경로 등을 담은 연구 결과는 2020년께 나올 예정이다.


'교육'과 '홍보'를 통한 대국민 인식 전환도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사업 중 하나다. 인간의 행동으로 발생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행정기관의 노력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해안가 쓰레기 줍기 행사와 공모전 등 국민과 어업인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행사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창수 해수부 해양보전과장은 "매년 수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해양 쓰레기의 양은 2015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해양 쓰레기의 수명이 장수바다거북보다 300년이 더 긴 500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거 작업보다는 발생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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