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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상속공제 공제한도 13배 늘었는데…이용건수는 1.6배 증가"

최종수정 2019.05.19 13:56 기사입력 2019.05.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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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조사처 '가업상속공제제도의 현황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건당 공제규모 13.6배 늘었지만 이용건수는 1.6배 증가 그쳐
"성과 검증 연구 부족…검증 토대로 사회적 합의 이끌어내야"

"가업상속공제 공제한도 13배 늘었는데…이용건수는 1.6배 증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정부가 가업상속 공제제도 사후요건 완화를 검토중인 가운데 건당 공제 규모 증가 폭(13.6배)에 비해 이용건수 증가 폭(1.6배)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의 성과 검증을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입법조사처 문은희 입법조사관은 '가업상속공제제도의 현황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가업상속 공제 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공제 규모는 커진 반면, 제도를 이용하는 기업 수의 증가는 크지 않아 가업승계의 공제금액 확대를 통한 고용 유지 및 국민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 달성 효과는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업상속 공제제도가 도입된 초기 3년(2008년~2013년) 대비 최근 3년(2015~2017년)간 가업상속공제 규모는 13.6배, 건당 공제금액은 8.4배 증가한 데 비해 이용건수는 약 1.6배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1997년 도입 당시 1억원 한도로 시작해 2008년 30억원, 2009년 100억원까지 늘어났다. 2010년 중견기업(매출 3000억원 이하)까지 적용대상이 확대됐고 공제 한도는 10년 경영 시 100억원, 20년 200억원, 30년 500억원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18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서도 가업승계 과정의 주된 어려움으로 '상속세 등 조세 부담'(69.8%)을 꼽았고 소유권 승계 방법은 증여(24.5%)나 상속(2.1%)보다 '미결정(61.7%)'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상속보다 증여를 선호한다는 점도 가업상속공제의 실효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업상속 공제금액이 최대 500억원에 이르는 항목임에도 제도의 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도 개편 논의에 앞서 고용유지와 경제활력 제고에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해봐야한다는 것이다.


"가업상속공제 공제한도 13배 늘었는데…이용건수는 1.6배 증가"


현재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운영하는 해외국가로는 독일과 영국, 일본이 있다. 미국은 1997년에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도입했다가 2013년에 폐지했다. 독일과 영국은 피상속인과 상속인 요건이 간소한 편이다. 독일은 피상속인의 총 지분율을 25% 이상이면 된다. 영국은 기업규모에 따른 제한이나 사후관리 요건이 없다. 독일은 사후요건 중 고용유지 요건을 급여총액만 유지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후관리 기간을 10년으로 두고 고용을 10년 평균 100% 유지해야하며 업종도 유지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독일은 상속 자산이 2600만 유로(한화 약 350억원) 이하인 경우만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 2500만 유로를 초과하는 경우 상속인의 가용자산으로 상속세 납부가 불가능한 부분에 대해 제한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허용한다. 또 기업의 규모 대신 기업의 사업자산비중을 기준으로 제한한다.


문 조사관은 "독일은 원칙적으로 중·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고 대기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생산활동에 집중하면서 상속세 납부시 기업유지가 불가능한 사정을 인정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비해 가업상속 공제제도 적용대상이 넓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조사관은 "독일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에서 해당 제도 도입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며 "미국이 해당 제도를 폐지한 이유에 대한 종합적 검토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 및 요건 완화는 실질적으로 기업을 소유한 특정 계층에 대한 상속세 인하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정부와 국회는 운영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해 제도개편 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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