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 ‘어린이날 비극’ 왜 일어났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어린이날인 5일 어린 자녀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부모는 빚 수천만 원에 시달렸다는 유족의 진술이 나와 경찰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4시15분께 경기도 시흥의 한 농로에 세워진 SUV 차량에서 A(34) 씨와 아내(35), 아들(4), 딸(2)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시흥 경찰서는 차량 발견 당시 차 문은 닫혀 있었고,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운전석 뒷좌석에는 A씨가 아들을, 조수석 뒷좌석에는 A씨의 아내가 딸을 껴안은 채 숨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4일) 오전 11시께 일가족은 경기도 광명시 한 렌터카 업체로부터 이 차량을 빌렸다. 이후 이날 0시30분까지 반납하기로 돼 있던 SUV 차량이 입고되지 않자 렌터카 업체 측은 GPS 추적을 통해 차의 위치를 확보했다.

렌터카 업체 직원은 차량을 수거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A씨 가족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 차량에는 연기가 가득했고 매캐한 냄새가 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 부부가 채무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김포의 한 공장에 다녔던 A씨는 결혼 전부터 빚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채 규모는 7000만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후 개인회생절차에 들어가 월급에서 매월 80만원씩 상환해 왔지만, 최근까지 A씨는 가족들과 광명시에 있는 장모 집에서 생활했고 A씨 아내도 지속해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2차로 회생절차를 신청하려 했으나 자격요건 때문에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족 진술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일가족에 대한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