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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생긴 신발 '잘' 만들어 1조 브랜드 우뚝…美 사로 잡은 韓 휠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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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유행 20년만에 부활한 디스럽터…1분에 1켤레 '초대박'
미국서 '올해의 신발' 선정…국내 브랜드 최초 1조 브랜드 등극
사상최대 성과급 잔치…윤근창 대표 "혁신 제품으로 성장발판 마련"

휠라 '디스럽터2'

휠라 '디스럽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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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일명 못생긴 '어글리 슈즈'로 세계 운동화 시장을 평정한 '디스럽터'. 1분에 1켤레씩 팔려나가며 휠라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오랜 시간 실적 부진을 겪은 휠라는 잘 할 수 있는 운동화에 승부수를 띄웠다. 휠라 역사상 가장 오랜 개발 기간(6개월) 끝에 2016년 9월 '코트디럭스'를 출시했다. 출시 이후 약 15개월 만에 100만족 이상을 팔며 성공의 날개짓이 시작됐다. 이후 바로 차기작 개발에 돌입, 2017년 7월 '디스럽터2'를 출시했다. 이미 20년 전 '디스럽터'라는 스트리트 슈즈 콘셉트의 운동화를 내놨지만 두툼하고 투박한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그럼에도 불구, 휠라는 성공을 확신했다. 1960~1970년대에 유행했던 '복고풍(레트로)' 유행이 거세지면서 투박하고 못생긴 '어글리 슈즈 '가 통할 것이라고 믿은 것. 예상은 적중했다. 1000족 한정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내놓은 순간 단 하루만에 동이 났다. 디스럽터 덕분에 휠라는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부러워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를 발판으로 최근 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4일 휠라홀딩스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휠라홀딩스 는 최근 전 직원에 평균 기본급의 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실적을 이끈 운동화 사업부와 개발ㆍ디자인관련 팀 등은 이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가 추정한 휠라홀딩스 의 상여금은 최소 20억원에서 최대 30억원 수준.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회사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실적을 견인한 임직원에 성과주의를 반영,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도 단행했다. 총 7명의 임원 승진자가 나왔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성과에 힘입어 영업부문을 필두로 각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임원들을 적소에 배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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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는 지난해부터 패션업계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 소위 '다 죽어가는 브랜드'가 화려한 부활에 성공해서다. 이는 매출로 확인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9546억원. 전년 2조5303억원보다 16.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71억원, 1270억원으로 64.2%, 17.6% 급증했다.


글로벌시장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력을 인정받은 것이 실적의 원동력이 됐다. 부활의 구심점은 미국. 실제 지난해 미국 신발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는 일명 휠라의 '디스럽터'를 '올해의 신발'로 선정했다. 앞서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맨해튼 길거리 패션 키즈가 크고 투박한 휠라를 걸치고 있다"며 "휠라는 현대적 트렌드와 1990년대 향수를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를 찾아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휠라의 지난해 운동화 생산량은 4500만족에 달한다. 글로벌 1위 나이키의 약 9%, 아디다스의 11%이며 3~5위권인 푸마, 스케쳐스, 아식스의 60% 수준이다.


디스럽터는 2017년 7월 출시 이후 판매량이 현재 1000만족을 넘어섰다. 아디다스의 히트 제품이었던 '스탠스미스'의 연간 판매량이 약 800만족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초대박이다.


이에 힘입어 휠라의 브랜드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3년간 휠라의 매출액은 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약 1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다. 국내 패션 시장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는 일본 SPA(제조ㆍ유통ㆍ판매 일괄) 브랜드 유니클로 뿐이다. 다만 매출에는 미국 법인 휠라 매출액과 로열티가 포함된다. 그러나 해외 매출액까지 포함해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국내 패션 브랜드는 없다. 로열티 등을 제외한 순수 국내 매출액은 약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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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전의 중심엔 윤근창 대표가 있다.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하고 단독대표로 취임했다. 휠라홀딩스 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2007년 미국 법인(휠라 USA)에 입사, 브랜드 운영을 재정비해 적자를 기록하던 휠라 USA를 약 3년 만에 흑자전환시켰다. 이후 휠라 USA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2015년 매출 규모를 인수 당시 대비 약 10배가량 끌어올렸다. 2015년엔 한국으로 건너와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디럭스부터 디스럽터2, 휠라 레이, 바리케이드 XT97까지 히트 아이템을 연속 탄생시키면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 중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속도도 가파르다. 2013년 7361억원 ▲2014년 7975억원 ▲2015년 8157억원 ▲2016년 9671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2조5303억원을 기록, 1년 새 무려 162%나 올랐다. 영업이익은 2016년 118억원에서 2017년 2175억원으로 1743% 늘었다.


윤 대표는 2020년 매출 4조원에 안착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에서 휠라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면서 "올해도 작년과 같은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휠라의 디스럽터는 착한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휠라가 디스럽터 등 인기 운동화를 6만원대에 선보이면서 운동화 시장은 기존 8만~12만원대에서 6만원대의 반값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 패션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지속해 온 휠라의 클린소비 효과는 나이키·아디다스 등 콧대 높은 글로벌 브랜드 가격까지 끌어 내리며 착한 소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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