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黃에게 동영상 언급하면 김학의 임명 만류했다" 주장
황교안 "턱도 없는 소리" 일축했지만 박지원 '기록있다' 발언에 수세
취임 한 달 만에 맞은 고비…한국당 'CD발언 번복' 문제 삼으며 맞대응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다시 과거에 발목을 잡혔다. 이번엔 '김학의 사건'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듯 했던 책임론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폭로로 재점화되고 있다. 28일에도 정치권은 박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
전날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도중 '김학의 사건'을 둘러싸고 황 대표와 대화를 나눈 사실을 공개했다. 2013년 초 황 대표를 만나 '별장 성접대' 의혹 동영상을 언급하며 김 전 차관의 임명을 만류했다는 것이 요지다. 이는 "검증 결과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는 황 대표의 주장과 정면 배치돼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는 즉각 "턱도 없는 소리"라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그건 거짓말"이라며 "또렷이 생각나는 장면이고 황 대표가 알아들을 만큼 얘기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알고 있다"고 응수해 진실 공방은 격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날까지만 해도 '알지 못한다'고 한 박지원 의원이 이날 오전 t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후보자를 지원사격하면서 황 대표가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박 의원은 "(김 전 차관 임명 전) 박 후보자가 당시 저에게 전화를 해서 황 대표에게 (김학의 사건을)알고 있다고 했더니 얼굴이 빨개지더라고 얘기를 했다"며 "2013년 6월17일 법제사법위원회, 공식적인 기록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당시 법사위에서 박 후보자는 황 대표에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최근까지 질문을 드리지 않은 것"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당시 국회방송에서 황 장관이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이 보인다"며 황 대표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조사위원회(과거사위)가 '김학의 사건' 재수사 대상에 곽상도 한국당 의원(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만 포함하기로 하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로워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뜻밖의 폭로로 다시 '김학의 사건'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됐다.
박 후보자 발언의 후폭풍은 이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가 몇차례 말을 바꿨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전날 박 후보자는 "(김 전 차관 동영상) CD를 꺼내서 보여줬다"고 말했다가 CD의 존재를 얘기한 것이라고 말을 고쳐잡았다.
이에 황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잘못했다고 깨끗하게 얘기하는 게 맞다"며 "임명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지만, 검증 당시 문제가 없다고 했다. CD를 본 일도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명예훼손에 허위사실"이라고 항의했다.
반면 민주당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는 황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그동안 김학의 사건을 몰랐다고 부인했던 황 대표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사건을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법사행정에 관한 정부쪽의 최고책임자였기 때문에 그것들을 모른다는 것도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정치신인' '무선(無選)' 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보궐선거에 올인한 상태다. 하지만 취임 한 달 만에 과거 일로 최대 고비를 맞으면서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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