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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봉' 명품의 발전하는 갑질…"어디까지 당해봤니?"

최종수정 2019.03.17 11:05 기사입력 2019.03.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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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응대·잦은 가격 인상…가격인상차액 논란
이상한 줄서기 정책…'배째라식 영업' 소비자 분통

'한국 소비자=봉' 명품의 발전하는 갑질…"어디까지 당해봤니?"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김민준(28·가명) 씨는 한국 소비자가 명품 브랜드로부터 진짜 '봉'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경험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 A백화점에 있는 명품 브랜드 롤렉스 매장으로부터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고 싶은 시계가 있어 10개월 웨이팅을 걸었고, 최근 입고가 됐다는 연락을 받아 이번주에 방문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찾으러 가는 날 매장에 전화를 걸어 어제 일이 있어 오늘 간다고 전했는데, 갑자기 가격이 30만원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가격이 오른 거였으면 어제까지 찾으러 오라고 말 한마디 해줄 수도 있는데 아예 아무 말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30만원이 아까운 게 아니라 너무 황당했다"면서 "10개월 웨이팅 고객인데, 내일 오면 차액을 지급해야하니 오늘 오는 게 좋다는 말 한마디는 해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소미(32·가명) 씨는 샤넬의 이상한 판매 정책에 대해 토로했다. 박 씨는 "최근 오래 줄서기를 한 후 친구랑 매장에 들어갔는데, 같이 구매하려고 하자 셀러(판매원)당 한개만 판매가 가능하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결국 나는 다시 30분 넘게 줄서기를 해 재입장을 했는데, 미리 말을 해주던지 해야지 왜 이런 판매 정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매장에도 알아보니 이게 또 매장마다 정책이 달랐다"면서 "이건 뭐 매장의 특수성을 다 파악해서 골라 다녀야 하는 건지 진짜 한국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잦은 가격 인상과 가격 인상 정보의 비대칭, 불친절한 응대, 무책임한 사후서비서(A/S) 등의 명품업계의 갑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고무줄 가격 응대까지 펼쳤고, 매장마다 다른 줄서기 정책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롤렉스.

롤렉스.



1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롤렉스가 10일부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3~5%가량 인상했다. 롤렉스 매장 관계자는 "지난 2월 해외 롤렉스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10일부로 국내 리테일 가격도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인상 정책과 관련해서는 본사 지침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격 인상 폭에 대해서는 평균 4% 수준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에도 가격인상차액 논란이었다. 롤렉스 제품 웨이팅을 걸어 놓았던 고객들 대다수가 가격인상 시점에 입고된 물건을 찾으면서 제대로 된 공지를 받지 못했고, 차액을 지급해야만 했다. 김모아(40·가명) 씨는 "웨이팅한 물건이 가격 인상 시점인 10일 전에 입고가 됐는데 일부러 10일 전에 물건을 와서 찾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가격이 올랐으니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통보만 받고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앞서 디올도 가격인상차액 논란을 겪었다. 김민주(37·가명)씨 역시 디올 클러치가 완판돼 제품값을 다 지불하고 웨이팅(구매 대기)을 걸었는데, 제품을 찾는 시점엔 가격이 인상된 후여서 차액을 지불해야 했다. 김 씨는 "매장에 제품이 없어서 제공받지 못한 것인데 현재 시점에서 가격 지불이 끝났음에도 차액을 내놓으라는 게 '배째라식 영업'이 아니고 뭐냐"면서 "가격을 분기마다 올리거나 고객 응대 서비스 갑질에도 수요가 계속되니 이런 영업을 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디올 관계자는 "완불 후 가격인상에 따른 차액 지불은 매장마다 웨이팅 상황 및 재고 수량 등에 따라 매장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같은 브랜드임에도 매장마다 다른 가격정책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 소비자=봉' 명품의 발전하는 갑질…"어디까지 당해봤니?"


명품의 줄서기 판매 정책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서연(23·가명) 씨는 "자유롭게 보게 하면 되지, 왜 줄서기를 하면서 매장 입장을 제한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샤넬의 경우 셀러당 한개 제품만 판매 가능하다는 매장이 있는데 이 또한 어이가 없다"면서 "같이 입장해서 보는데 모두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소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잦은 가격인상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디올은 앞서 지난해 11월 전체적으로 제품 가격을 5만~20만원가량 올렸고, 1월에도 일부 핸드백 제품 중심으로 가격을 올렸는데 2월에 또 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 역시 올 들어 화장품, 향수, 핸드백에 이어 이달에는 주얼리와 시계 등 총 462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품목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1% 수준이다.


앞서 샤넬은 지난해 총 5번의 가격인상을 진행했다.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매출액 등을 공개하지 않아 사회 공헌은 외면한 채 가격 인상으로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샤넬의 '도 넘은' 가격 인상 정책을 통해 에르메스와 같은 초고가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져가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후관리비스(AS) 기준이 박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리얼 넘버 또는 개런티 카드를 지참해야 수선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정품이더라도 지인에게 선물 받은 가방이나 중고로 구매한 가방은 사실상 AS가 불가능한 것이다.


재고 수량에도 답하지 않은 브랜드들도 많다. 고객이 해당 품목 제품이 어느 매장에 있는지, 재고는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면 알려주지 않는 것. 대학생 최종민(29) 씨는 "샤넬 제품 중에 사고 싶은 게 있는데 여러 매장을 둘러봐다 매번 발길을 돌린다"면서 "고객센터에 재고 있는 매장을 알려 달라고 해도,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불친절한 응대도 갑질 중의 하나로 꼽힌다. 김미소(33·가명) 씨는 "그럴듯한 차림에는 미소로 응대하면서도 가방과 옷으로 손님의 재력을 판단하고, 바로 표정이 싸늘해지는 셀러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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