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수소경제-수소한국⑤]"車뿐만 아니라 인프라·과학기술 레벨 올리는 것"

최종수정 2019.03.09 03:20 기사입력 2019.03.08 18:42

댓글쓰기

수소경제 전문가 10인 가상 좌담회 '말말말'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수연 기자, 김지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순방 당시 도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를 들른 것은 20년 미래를 내다본 고도의 전략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수소전기차 연간 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기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그리고 한 달 뒤에는 문 대통령이 울산을 방문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2040년을 목표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비로소 한국은 수소경제 사회로의 진입을 대내외 천명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청정하다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사회는 하루아침에 다가온 게 아니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고 깨끗한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미래 경제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한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전 세계가 수소경제 사회로 가는 초입에서 다른 나라의 동향, 수소의 안전성·경제성, 법·제도 및 규제 현황을 심층 점검했다. 마지막에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열린 토론회 및 포럼(5회), 박람회(2회) 현장에서 만난 '수소 전문가' 10인으로부터 직접 들은 정책적 제언을 담는다. 다음은 김필수 대림대 교수를 사회자로 한 가상 좌담회다.


◆가상 좌담회 참석자 명단

▲김필수 대림대 교수(사회자)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종수 하이넷 대표이사 ▲이현준 현대차 수소시스템설계팀장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윤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 ▲김민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장 ▲이종민 POSRI 연구원


[수소경제-수소한국⑤]"車뿐만 아니라 인프라·과학기술 레벨 올리는 것"


◆현대차 수소전기차 선제 투자…세계적 기술력 인정·양산 가능


▲김필수 교수(사회자)= 수소경제 중요성에 모두가 공감한다. 그런데 수소경제가 지나치게 수소전기차에만 집중되는 느낌이다.

▲신재행 단장= 사실 현대자동차가 선제 투자를 통해 수소전기차를 양산하고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기에 정부도 수소경제에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일 수 있었다고 본다. 정부가 의지를 갖게 한 하나의 요인이 현대차의 '넥쏘' 개발이 아닌가 싶다. 넥쏘가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고 세계적으로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종민 연구원= 둘 다 맞는 말이다. 수소경제는 수소전기차 양산뿐 아니라 수소의 생산과 이동, 저장은 물론 충전 같은 배분의 문제까지 상당히 많은 이슈가 맞물려 있다. 현대차가 넥쏘를 먼저 출시했음에도 사회적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아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다. 법규나 서비스 규제,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단순히 새로운 자동차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궁극적인 수소경제 사회를 위해서는 인프라와 과학기술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가야 한다.


▲김민표 과장= 수소 관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6개 부처가 산학연 전문가 100여명과 함께 기술 개발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현재 기술 분류 체계 마련과 세부 기술별 기술 진단을 준비 중이며 올해 하반기 완료할 계획이다. 정부는 수전해 등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공법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자 5년 동안 500억원짜리 사업을 추진한다.


◆전기차·수소차 '친환경차' 선도…법규·인프라 뒷받침 아직 미흡


▲사회자= 그럼에도 수소전기차는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든다는 말이 해외 일각에서 나온다. 전기차가 먼저냐, 수소전기차가 먼저냐 논란도 뜨겁다. 유난히 한국과 일본만 경쟁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세훈 상무= 과거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 연료로만 수소가 쓰인다면 수소전기차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소가 새로운 에너지원의 기준이 되고 수소전기차가 하나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2010년 폭스바겐그룹 전략 담당자를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최근 아우디는 현대차와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을 맺으며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 그들도 뭔가 에너지 흐름의 변화를 느꼈다고 본다.


▲이현준 팀장= 수소전기차 개발자로서 말하자면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전기차는 이미 기술 개발의 완성 단계에 와 있어 추가로 붐업할 소재가 많이 없는 게 사실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아직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현대차의 기술력이 완성된 전기차와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수소전기차가 함께 가야 한다.


▲신 단장= 한마디 거들자면 우리나라보다 앞서 독일 등 유럽이 수소경제를 시작한 배경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버려지는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서 비롯됐다. 큰 줄기에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캐나다, 호주는 자국의 전력 여건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수출 산업으로 활성화하려고 한다. 우리는 친환경차시장 선점뿐 아니라 앞서 언급한 모두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수소경제-수소한국⑤]"車뿐만 아니라 인프라·과학기술 레벨 올리는 것"


▲사회자= 그런데 대통령과 정부가 홍보에 앞장서는 모습이 다소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정권이 지나도 수소경제 로드맵이 이어질 수 있을까.


▲이종영 교수= 그래서 수소경제법 제정이 시급하다. 정권 변화로 수소산업 육성 정책이 연속성을 담보받지 못하면 시장은 수소경제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투자자와 기업은 기술 개발을 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진다. 법은 특정 정권이 만드는 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만드는 것이다. 수소경제법을 만들어 놓으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고 생태계를 육성할 수 있다.


◆수소산업 육성 정책연결성 중요…'수소경제법' 제정, 국회도 속도


▲박영선 의원= 최근에는 수소경제를 둘러싼 국회 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국회에서 수소 관련 세미나가 거의 매일 열리고 3~5월에는 시리즈 토론회도 예정돼있다. 1년 전과 달리 수소경제에 불이 붙었다는 얘기다. 국회의 역할은 많은 토론을 거쳐 법을 통과시키는 일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수소경제 사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계류된 법안 통과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본다. 국회 수소경제포럼 차원에서도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 국회가 지원할 일을 찾아 제도 보완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이상윤 연구위원= 현재 수소와 관련해 국회에 묶여 있는 법안은 포괄적으로 8개 정도다. 한국법제연구원에서는 수소경제법 내에 최소한의 안전 분야를 넣고 산업이 육성되면 분법을 통해 수소안전법으로 가는 방안을 제안한다. 2005년을 전후로 수소가 세계적 이슈가 됐을 때 일본은 개별법을 제정하지 않고 가스관계법을 계속 개정하는 형태로 해왔는데 일본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분법의 가능성이 있다.


▲사회자= 수소하면 가격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수소충전소도 적자가 심하다던데 장기적인 사업 모델로 가려면 결국 가격이 관건 아닌가.


▲유종수 대표= 아무래도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지만 초창기에는 경제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수소충전소는 특히 수소전기차 자체가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하이넷은 10년 내 투자 원금 회수를 목표로 출범하는데 사업이 잘되면 향후 청산 계획도 있다. 수소충전소 사업의 수익성이 담보되면 대기업보다는 중소ㆍ중견기업이 해야 할 몫이라는 게 공통 의견이다. 우선은 1기당 연간 2억원 안팎에 달하는 수소충전소 운영 비용 적자를 정부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수소충전 가격은 정부가 2040년까지 ㎏당 3000원 이하로 낮춘다는 중장기 비전 아래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경제는 미래에 대한 투자…정부 지원·중장기 비전 필요


▲사회자= 언제까지 국고 보조금에 의존할 수는 없지 않나.


▲황수성 단장= 수소경제나 수소차에 대한 투자는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다. 일단 큰 그림을 그리는 로드맵이 완성됐으니 이제 5년 단위의 계획을 구체화하면 된다. 정부의 생각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를 같이, 조화롭게 육성한다는 것이다. 한 쪽에만 예산을 몰아주고 다른 에너지로 갈아탄다는 개념이 아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의 일자리,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을 갖고 다른 재생에너지와 함께 키워가는 에너지 육성 전략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보조금 같은 경우는 2025년 연간 10만대의 상업적 양산 수준에 도달하면 수소전기차 가격 하락에 맞춰 구매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 확보 시에는 완전 폐지할 계획이다.


◆"수소차, 부모님 함께 타도 안전" 교과서 통한 안전성 홍보 필요


▲사회자= 수소에 대한 대국민 인식이 아직은 불안하고 부정적이다. 안전성 홍보 문제도 중요하다.


▲신 단장= 수소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초등학교 교과서 등 교과 과정부터 에너지 부문에서 수소의 안전성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수소경제 사회를 다뤄주는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언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안전성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모든 에너지는 힘을 내포하고 있기에 위험하다. 다만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다. 수소의 엄격한 관리 기준이나 다른 에너지와의 위험성 비교 등을 널리 알려야 한다.


▲이 팀장= 개발자로서 수소전기차의 안전성을 얘기한다면 넥쏘는 하루빨리 부모님을 태워드리고 싶은 차다. 국고 보조금 문제 때문에 현대차 직원들은 넥쏘를 구매할 수가 없다. 직원 구매가 가능해지면 바로 사서 부모님께 몰고 다니시라고 하고 싶다. 그 정도로 안전성에 자신감이 있다. 충전소 안전성 문제는 일본에 갔더니 테마파크처럼 어린이를 위한 수소홍보관이 따로 있더라. 안전성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일본은 주거지역에 수소충전소가 있고 유치를 할 때 주민 반발도 적다. 우리도 소프트한 접근으로 인식 개선을 해나가면 좋겠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