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2020년까지 대만에 10메가와트급 신설
한정된 토지, 높은 인구밀도로 인기...소재 가격도 사상 최저
일자리 창출 효과 등으로 설치 속도 빨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양식장, 하수처리장, 저수지 등에 태양광 패널을 띄어 전기를 생산하는 '부유식 태양광 발전 사업'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7일 미 CNBC방송에 따르면, 구글은 오는 2020년까지 대만 타이난시 소재 양식장에 10메가와트 용량의 부유식 태양열 패널을 설치할 예정이다. 구글로서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같은 시기까지 대만에 짓기로 한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는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한때 석탄광산이었던 호수에 전세계에서 가장 큰 태양열 발전소를 설치했다. 16만6000개의 패널이 설치돼 1만5000가구가 쓸 수 있는 40메가와트급이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이는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태양광 발전 설비 증가분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도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 설치의 세계적 선두 주자다. 2007년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로 60개의 신규 발전소를 건설했다.
양식장 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태양열 발전소는 그림자를 만들어 물의 증발을 막아 준다. 또 물고기들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줘 양식업자의 수입도 늘려 준다. 미국도 2008년부터 수상 태양광 발전을 시작했지만 아시아에 비해서는 기술 수용에서 뒤쳐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로스앤젤리스시가 법적인 장애에도 불구하고 11.6메가와트급 수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밴 노어먼 호수'에 설치하도록 허가해 주는 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켈시빌의 하수처리장에도 252킬로와트 규모의 소형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돼 지방자치단체가 활용하고 있다.
CNBC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통해 "지자체와 땅 주인들이 점점 더 수상 태양광 발전을 찾고 있다. 산업용, 하수처리용, 농업용, 수질 관리용, 공공 소유 저수지 등에서 모두 관심을 보인다"며 "지자체나 양식장 주인들이 식수 공급을 방해하는 녹조류 저감과 가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물 증발을 줄여 주는 것에 흥미를 보인다"고 전했다.
부유식 태양광 발전소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져 발전 용량 증설 속도가 지상식보다 빠르다. 2016년 132메가와트가 추가 설치됐었는데, 지난해엔 1기가 이상이 신규 증설됐다. 지상 설치식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연간 신설 용량이 지난 2000년 1기가와트를 돌파했었다. 세계은행은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잠재적으로 전세계적인 부유식 태양광 발전 용량은 400기가와트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태양광 발전소의 인기는 한정된 가용 토지, 높아지는 인구 밀도와 소외된 지역 개발 등 기반 환경과 함께 태양광 소재 가격 하락도 한 몫 하고 있다. UC 버클리대 다니엘 카멘 교수는 "태양광 패널은 약간의 카본(중금속)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많은 매력이 있다"며 "가격도 사상 최저로 내려가 가성비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태양광발전 비용은 급격히 낮아졌다. 1시간 당 1메가와트를 생산하는 데 수백달러가 들었지만 최근 25달러까지 낮아졌고, 앞으로 14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발전소 건설에 비해 기간이 짧고 양이 적긴 하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하다. 국제신재생에너지기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 창출 규모가 1000만개를 초과했으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 2017년 기준 340만개를 만들어 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외국산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미 국립신재생에너지연구소가 지난해 12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2만4000개 가량의 인공 저수지에서 미국 전력 공급량의 10% 정도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전력량은 210만 헥타아르의 땅을 절약할 수 있는 규모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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