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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골든아워

최종수정 2019.02.07 11:18 기사입력 2019.02.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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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긴 연휴 끝에 날아든 비보에 의료계가 깊은 슬픔에 빠졌다. 국내 응급의료 분야를 6년간 진두지휘하며 헌신해왔던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51)이 설 전날인 지난 4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 센터장의 배우자는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기로 한 윤 센터장이 주말동안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병원을 찾았다가 의자에 앉은 채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설 연휴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초과 근로를 하다 과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과거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저서 '골든아워'에서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서 평정심을 잘 유지해 나아갔고, 관계(官界)에서의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며 "외상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의료계는 지난해 12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이어 국내 응급의료 분야에 헌신해온 또 한 명의 의료인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데 대해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간에는 의사가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응급실 의사는 3D 직종이나 다름없다." 응급실 의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여야하는 중증외상센터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버틸 수 없는 곳"이라고 토로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의사가 돈과 출세를 위해 편법을 가리지 않지만 일부일 뿐 현실에선 신념과 책임감으로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주중엔 거의 귀가하지 않고 연구실에 놓인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연구에 매진하는 교수들도 많다"고 전했다.


윤 센터장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던 응급의료센터 운영 및 지역 응급외상체계에 대한 고충을 듣고 해결하려는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지금도 전국의 응급의료현장에서는 또 다른 '윤한덕'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 정부가 응답할 때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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