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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선 민노총을 적폐로 봐” 자기 비판·7시간 토론했지만…‘사회적 대화’ 미룬 민노총

최종수정 2019.01.29 15:18 기사입력 2019.01.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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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안건 처리를 하지 못한 채 산회를 선포한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안건 처리를 하지 못한 채 산회를 선포한 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여론을 보면 민주노총이 또 (경사노위에) 안 들어간다, 버틴다, 싸운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적폐’가 돼버린 상황”(언론노조 대의원 A)


“민주노총 권영길 초대위원장이 오늘 축사에서 ‘민주노총은 문제제기 세력이 아니라 문제 해결세력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런 부분은 받아안아야 한다. 이제는 참여해서 싸워야 한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대의원 B)


28일 밤 서울 강서구 등촌동 KBS 아레나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하는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불신과 비판을 제기하며 경사노위 참여를 거부하는 대의원들과 자성과 자기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경사노위 참여를 주장하는 이들은 치열하게 논쟁했다.


이날 오후2시부터 시작된 이날 대의원 대회는 약 10시간이 지난 29일 자정께 경사노위 참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경사노위 참여 안건은 오후5시30분께 상정돼 약 7시간에 거쳐 논의됐지만 대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 3개는 모두 부결됐고 원안은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산회를 선언하며 “질서 있는 토론 과정에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대의원의 의지는 확인했으나 아쉽게도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이 같은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기업 편향적인 정책 행보에 따른 현장의 분노다. 이후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으로 반영해가겠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조만간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경사노위 참여를 전제하지 않는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 이후 방안 등을 재구성해 제출하기로 했다.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에 반대하는 수정안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에 반대하는 수정안에 대해 표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사노위 참여 수정안’은 경사노위 불참,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 등 3개 안이었다. 원안에서 거리가 먼 무조건 불참, 조건부 불참, 조건부 참여, 참여(원안) 등의 순서로 표결에 붙였다. 수정안을 제출한 각 대의원들의 발표 이후 대의원들은 수정안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갑론을박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발언이 과격해진다 싶을 때마다 대의원들은 “민주노총답게 토론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옥 대의원 등 138명이 낸 ‘무조건 불참’ 수정안은 재석 958명에 331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김 대의원 등이 낸 수정안은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하고 최저임금 개악 철회,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등을 위해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금속노조 소속 황우찬 대의원 등이 제출한 ‘조건부 불참’ 수정안은 밤 9시40분 표결에 들어가 재석 936명에 362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탄력근로제 개악 철회, 최저임금제도 개악 철회등의 결단과 신뢰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별노조 대표자 8인이 낸 ‘조건부 참여안’이 가장 유력했지만 내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재석 912명에 과반(457명)에 조금 못미치는 402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이 안은 ‘경사노위에 참여하되 정부가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제 협약비준 관련 노동법을 개약해 국회 강행 처리시 경사노위를 즉시 탈퇴하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 즉각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안의 경우 김명환 위원장이 조건부 참여안이 가결될 경우 원안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결국 표결에도 붙이지 못했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서 ‘온전한 사회적 대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경사노위 내 노동계 한 축이 사라졌고 노동 정책 개편 와중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경로가 막힐 수도 있다. 한국노총도 경사노위 참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경사노위 내 노동계 목소리가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28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중단을 경고하는 의미로 일단 오는 31일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사노위가 노동·국민연금 등 관련 정책 등에서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민주노총이 이에 반대하며 장외 투쟁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올해 2월 총력투쟁, 4월 총력투쟁, 6월 말 총파업·총력투쟁, 11~12월 사회적 총파업·총력투쟁 등을 예고한 상태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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