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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투입 단기처방 안 먹혀"…성장률 삼킨 수출위기 블랙홀(종합)

최종수정 2019.01.22 11:20 기사입력 2019.01.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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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산 공세로 작년 4분기처럼 급한 불 끄겠다지만
수출 지표 떨어지며 효과 내는데 한계
"수출 성장률 1% 포인트 내려가면 올해 경제성장률 2.5%도 어려워"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가 열리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합동 수출전략회의가 열리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지난해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1분기에 1.0%로 출발하더니 2ㆍ3분기엔 0.6%로 떨어졌고 4분기엔 다시 1.0%로 깜짝 반등했다. 뒷심을 발휘한 건 정부가 밀어준 덕이 컸다. 정부가 예산을 풀어 경제성장률을 떠받치는 '단기 처방'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는 급격한 경제 위축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를 그린 수출 지표 탓에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다.
◆예산 풀어 급한 불 끈 정부…올해도 통할까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1.0%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했던 0.84%를 훨씬 뛰어넘은 수치다. 한은은 지방선거로 미뤄졌던 정부투자가 4분기에 예상대로 많이 이뤄졌고 재정 집행률도 많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4분기 정부소비는 3.1% 증가하며 2010년 1분기 이후 35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민간소비도 1.0% 늘어나며 4분기 만에 가장 호조였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건강 보장성 보험 강화로 국민의 의료 서비스 지출이 늘어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으로 오락 문화 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설ㆍ설비투자 부분이 4분기에 증가세로 바뀐 것은 정부투자 요인이 크지만 민간투자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든 것도 거들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도 재정을 투입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세출 예산의 70.3%인 281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상반기 배정 예산이 70%를 넘긴 것은 2013년(71.6%) 이후 6년 만이다.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예산 공세로 지난해 4분기처럼 급한 불은 끄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부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라도 위에서 목표한 대로 아래에서 예산을 상반기에 그대로 집행하는 게 쉽지 않다"며 "수출까지 이상 신호를 보이면서 올해 정부 예산이 효과를 내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여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철강업계들은 생존전략 모색에 나섰다.

▲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여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철강업계들은 생존전략 모색에 나섰다.




◆"수출 하향세… 정부 내수 부양으론 한계"

경제 전문가들이 경제성장률의 최대 변수로 꼽는 건 수출 하향세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수출 실질성장률은 4.0%로 5년 만에 최고치(2013년 4.3%)를 기록했지만 이런 상향세는 지난해 일단락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출 지표가 꺾이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낸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88억6000만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했다. 이달 1~20일 수출도 256억77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6% 줄었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28.8% 줄면서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수출 이상 신호가 들어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내다봤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 상황.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정부가 나서서 내수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작년보다 수출 성장률이 1%포인트 빠지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2.5%를 달성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경제도 먹구름 속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소화하는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6%로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ㆍ중 무역 전쟁과 노 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확률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마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발표한 수치보다 0.2%포인트 낮은 3.5%로 수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수출 감소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예상치는 2.7%였는데 하향 조정할 확률이 높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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