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김정은 친서 트럼프에 전달 가능성 커
펜스 부통령, 북 비난 자제하면서도 비핵화 요구
2차 북·미회담 전격 발표할 수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6일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지만 북한을 비난하는 것은 자제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북한 고위급 인사로 처음 미국 수도 워싱턴DC로 향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사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윌 리플리 CNN 기자는 16일 트위터 계정에서 "미ㆍ북 비핵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목요일(17일) 워싱턴에 도착할 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새로운 친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위해 워싱턴 체류 일정을 당초 예상보다 하루 늘려 19일 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베트남에서 만나자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친서를 인편으로 보낸 만큼 북한도 인편으로 답장을 보낼 차례다. 게다가 친서 배달부는 북한 2인자인 김 부위원장이다. 그가 직접 미국의 수도로 친서를 전달하러 가는 만큼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친서는 지난해 1차 북ㆍ미 정상회담 파국의 위기를 돌파하는 계기가 됐다.
일단 미국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베이징발 미국행 비행기를 예약한 상황에서도 국무부는 여전히 밝힐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백악관이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11월8일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을 서둘러 발표했다가 북한의 취소 요청으로 다시 주워담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때의 학습 효과를 감안해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까지도 회담 발표를 미루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위터로 북한 관련 메시지를 활발하게 보냈던 이전 상황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8일 김 부위원장과 만날 폼페이오 장관도 북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 조치와 상응 조치 간 '조합'을 물밑 조율하는 과정에서 풀리지 않은 '마지막 퍼즐' 때문에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를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북한과 선제적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는 미국이 상호 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국제 기준에 맞는 검증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북핵 프로그램의 일부분에라도 직접 접근권을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실질적 결과가 있어야 한다.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떻게 담을 것 인지에 대한 사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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