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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격에 기반하지 말고, 가치에 기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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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칼럼에서 필자는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과 타타자동차의 동일해보이는 가격 다운그레이드 전략의 결과가 다름을 지적하면서 가치 기반 가격 정책(Value-based pricing)에 대해 언급하였다. 실제로 필자도 학창 시절, Harvard Business Review나 Sloan Management Review 등을 공부하면서 동일해보이는 전략이 왜 이때는 성공하고, 어떤 때는 실패하기도 하며, 성공인 줄 알고 읽었던 과거 케이스의 회사의 최근 뉴스를 보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사례 등을 보면서 고민해본 적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측면에서의 그 논의를 이어가 보고자 한다.

동일한 스펙이면 누구나 싼 가격을 원한다. 브랜드와 같은 무형적 가치를 배제한다면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명제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 전 언급한 브랜드와 같은 '무형적 가치'는 소비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를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타타자동차는 어떠한 무형적 가치를 고려하지 못했는가?
우선 가치기반가격과 반대되는 개념이 있다. 가치기반가격이 소비자를 고려한 가격 정책이라면 원가기반가격(Cost-based pricing)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조 원가를 고려한 생산자 입장의 가격 정책이다. 예를 들어 볼펜 한 자루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500원이라고 하자. 여기에 한 자루당 100원씩의 마진을 붙여 600원에 판매한다면 이는 원가기반가격으로 생산자의 원가를 고려한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반 두께의 볼펜과는 달리 0.3㎜ 등 볼펜의 볼을 얇게 만드는 기술이 있다고 하자. 이 기술의 가치는 무형적 가치이다. 혹은 캐릭터 등을 볼펜에 새기거나 그릴 수도 있다. 이 때, 해당 기술 특허의 가치나 볼펜에 새겨진 캐릭터의 가치는 원가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이는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 들어간 제반 비용 및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추계하여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나누어 구할 수 있다. 캐릭터를 사용하는 비용 역시 라이선스 비용 등을 나누어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 무형의 가치에 대해 굉장히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가치를 매긴다. 어떤 사람은 캐릭터가 없는 심플한 펜을 더 원할 수도 있고, 얇은 볼펜을 비선호할 수도 있다. 또한 소비자는 볼펜과 같은 단순한 제품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원가기반가치를 알고 있다. 볼펜 한 자루가 1만원이 넘어간다면, 분명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것이다. 여기서 무형적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며, 기업의 마진을 올릴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기업은 소비자가 어떤 무형적 가치를 추가로 원하는지를 알아야 성공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이제 원 사례로 돌아와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을 보자.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열차나 자동차에 비해 문전연결성이 떨어져도 이동 시간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많다. 즉 핵심 가치는 이동성이고, 이것이 유사할 때 비용이 저렴하다면 저비용 항공사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은 연착이나 지연을 최소화했다는 추가적인 무형적 가치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타타는 추가적 무형적 가치의 생성은 없이 무조건적인 원가 절감만을 감행했다. 여기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타타자동차가 디자인에라도 신경을 썼더라면, 혹은 다른 옵션들을 조금만 더 추가했다면, 다른 대형 자동차들이 주지 못하는 무형적 가치를 추구했다면 이 이야기의 결말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형적 가치는 어디에서 나오고, 어떻게 발굴할 수 있는가? 다음 칼럼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다루어 보려 한다.

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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