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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나폴레옹의 키는 5피트2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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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프랑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의 모습.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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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19세기 초 프랑스의 황제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지방 소도시의 하급귀족으로 출생해 황제로 등극한 파란만장한 삶이었던 만큼 그와 관련된 명언도 많고, 일화도 많습니다.
그의 사후 수많은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그의 작은 키와 관련된 '나폴레옹 컴플렉스'입니다.

나폴레옹 컴플렉스는 남들보다 키가 작은 사람들이 키가 작은 것에 대한 보상욕구로 남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심리적 상태를 말합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키뿐 아니라 외모·경제·능력 등 특정한 부분에서 현저하게 컴플렉스가 많은 사람들이 컴플렉스 해소를 위한 보상심리로 더 공격적이고 격렬하게 반응하는 심리상태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보상심리와 강박증이 심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키가 작은 사람들이 키에 대한 컴플렉스로 누가 날 깔보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지배하려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지요.
이런 심리의 근원에 자리한 것이 작은 키입니다. 나폴레옹의 실제 키가 작았을까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록에 남아있는 나폴레옹의 모습(사진 가운데 배 나온 사람).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기록에 남아있는 나폴레옹의 모습(사진 가운데 배 나온 사람).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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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알려진 나폴레옹의 키는 대략 157㎝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나폴레옹의 키는 170㎝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인들의 평균 신장이 164㎝ 정도였으니 비교적 큰 편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고 알려진 것은 왜 일까요? 바로 국가 간에 서로 달랐던 단위 때문이었습니다.

역사서 등의 기록에 따르면, 나폴레옹의 키는 프랑스식 야드파운드법으로 5피에(pied) 2푸스(2pouce)였다고 합니다. 이를 영국인들은 자기 나라의 단위인 5피트 2인치로 생각해 이를 퍼트리면서 세계가 나폴레옹의 키는 5피트 2인치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지요.

영국의 5피트 2인치는 157(157.48)㎝ 정도 됩니다. 그러나 프랑스 피에는 영국의 인치보다 1.06배(2.69㎝) 더 계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5피에 2푸스를 영국의 인치로 바꾸면 5피트 7인치가 돼야 맞습니다. 5피트 7인치는 170(170.18)㎝입니다.

현대 남성의 키에 비하면 작은 편에 속하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큰 편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도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고 알려진 것은 이런 단위의 차이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황제가 되면서 주위에 근위대 대원들과 늘 함께 해 상대적으로 나폴레옹의 키가 작게 보였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황제의 근위대는 키 178㎝ 이상의 장신들을 차출해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잘먹고 잘살던 당시 귀족들의 경우는 일반인에 비해 키가 좀 큰 사람들이 많았는데 성장기 때 빈곤하게 지낸 나폴레옹은 상대적으로 그들에 비해 작았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합니다.
말년의 나폴레옹. 배도 나오고 머리도 대머리였다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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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국내 한 기업의 회장이 경매를 통해 구매해 유명해진 나폴레옹이 즐겨 썼던 삼각모도 다른 사람에 비해 키가 작아 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은 다른 근위대 병사들과 달리 삼각모를 넓게 써 머리가 커보이고, 몸매도 펑퍼짐해 다리가 짧아 보였다고 합니다.

또, 나폴레옹의 조카로 나폴레옹에 이어 다시 황제가 된 루이 나폴레옹(나폴레옹 3세)의 키가 당시로서 평균도 안되는 160㎝에 불과해 '나폴레옹은 키가 작다'는 말이 진실처럼 받아 들여졌다고 합니다. 결정적으로 나폴레옹 본인이 키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 키는 땅에서 재면 가장 작지만 하늘에서 재면 가장 크다"라고 말하는 바람에 진짜 키작은 사람이 되고 말았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고 알려진 중요한 원인은 '단위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미터(m)법의 보급이 그 만큼 중요한 이유입니다. 아직도 미터법을 채택한 나라는 70여개국에 그치고 있습니다. 단위 혼돈으로 인한 불편함이 하루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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