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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사무관 폭로에 기재부 '소통 위축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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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논의 과정 낱낱 공개에 "정책 토론 제대로 되겠나" 우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전직 사무관의 메가톤급 폭로에 기획재정부가 새해벽두부터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기재부는 2차례 폭로가 이어지자 해명과 함께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는데, 조직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기재부에 따르면 부처 내부에서는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직후 "조직내 소통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게시판을 통해 부처 내부에서 오간 대화를 외부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대학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국장님께서 나서셨다. 부총리님께 4조원을 발행하겠다는 보고를 드린 이후에 국채시장의 부담 등의 사유를 들면서 아무래도 국채 추가 발행은 부담이라 말씀하셨다"고 밝혔고 당시 부총리인 김동연 부총리가 "나중에 누군가가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기로 한 의사 결정의 책임 물을까 부담되는거야? 그러면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안건으로 올려. 거기서 장관들이 결정한 걸로 할게. 그러면 나중에라도 실무진 다칠 일은 없을 것 아니야"라고 답변한 것도 공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또 자신의 상사였던 기재부 국고국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국장이 '신 사무관 같은 사람만 믿어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같은 폭로에 대해 "내부의 갑론을박을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한다면 누가 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내부의 누군가가 외부에 터뜨릴 것이라는 의심이 쌓이면 결국 서로를 믿지 못하게 돼 말을 아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정책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전 사무관이 실명으로 언급한 국고국장은 "부하직원을 똑같이 대했을 뿐,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또 해당 사무관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 "통화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런 내부 분위기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소통 강화'를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그는 내외부 뿐 아니라 부처 내부에서도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바 있는데, 내부에서 주고받은 대화가 외부로 터져나와 이슈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전날인 31일 오전 내내 신 전 사무관 폭로 내용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를 통해 내용을 파악했지만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재부는 내부 소통이 위축될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이 언급한대로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경우 상하직원간 대화는 더욱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로 조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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