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논의 과정 낱낱 공개에 "정책 토론 제대로 되겠나" 우려
1일 기재부에 따르면 부처 내부에서는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직후 "조직내 소통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자신이 졸업한 대학의 게시판을 통해 부처 내부에서 오간 대화를 외부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신 전 사무관은 또 자신의 상사였던 기재부 국고국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국장이 '신 사무관 같은 사람만 믿어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같은 폭로에 대해 "내부의 갑론을박을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한다면 누가 정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할 수 있겠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내부의 누군가가 외부에 터뜨릴 것이라는 의심이 쌓이면 결국 서로를 믿지 못하게 돼 말을 아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정책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내부 분위기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소통 강화'를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그는 내외부 뿐 아니라 부처 내부에서도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을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바 있는데, 내부에서 주고받은 대화가 외부로 터져나와 이슈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전날인 31일 오전 내내 신 전 사무관 폭로 내용과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를 통해 내용을 파악했지만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재부는 내부 소통이 위축될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이 언급한대로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경우 상하직원간 대화는 더욱 단절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로 조심하려는 분위기가 강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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