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동덕여대 곳곳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를 한 영상을 SNS에 올린 사건과 관련해 17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20대 남성이 교내를 발가벗은 채 돌아다니며 알몸촬영을 해 논란이 된 동덕여대가 범행 장소에 대해 대대적인 소독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학생들은 '바뀐 게 없다'며 책걸상 교체 요구를 관철하는 등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덕여대는 이른바 '알몸 남'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한 대학원 건물의 강의실, 복도,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을 3차례에 걸쳐 소독했으며, 전 층 정수기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또 총학생회와 협의를 거쳐 외부인 출입규정을 마련해 백주년대강당과 춘강홀 등을 외부인에게 빌려줄 때는 대관 사실을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외부인들이 다른 건물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대학 측이 범죄 재발을 방지하지 위한 경비 강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히 거세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측 역시 알몸남 사건 이후 다수의 학생이 책상과 의자 전면 교체를 원한다며, 학생들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은 지난주 내내 오후 3시 교내 본관 앞에서 필리버스터를, 오후 6시 백주년기념관 계단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면서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규탄했다.
동덕여대 대학원 건물 앞 안내판에는 '여성의 배움터는 성적 페티시를 충족시키는 곳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알몸사진을 촬영한 곳으로 지목된 강의실은 현재 쓰이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모(27) 씨는 이달 6일 오후 1시 15분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앞에서 알몸으로 음란행위 하는 모습을 찍고, 같은 날 오후 6시께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들이 모두 확보돼 있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면서 "범죄 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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