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가 '반 토막'으로 줄었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의 주택담보대출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아파트 경매시장 경쟁률도 뚝 떨어진 상황이다.
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13 대책 전 14.7명(9월1~13일)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가 대책 이후 5.1명(9월14~30일)으로 9.6명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107.3%에서 107.1%로 소폭 하락했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정부가 9ㆍ13 대책을 통해 대출을 최대한으로 규제하는 것이 응찰자 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보유세 인상 검토까지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보니 예전보다 응찰에 나서는 것이 더 신중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9·13 대책 전후로 낙찰된 물건의 최고 응찰자 수 차이가 큰 상황이다. 지난달 10일 낙찰된 송파구 거여동 팰리스힐 전용면적 84.9㎡는 가장 많은 응찰자 41명이 몰렸다. 이 물건은 치열한 경쟁 끝에 감정가(5억2500만원)의 159%에 달하는 8억3222만원에 낙찰됐다. 반면 같은 달 27일 9·13 대책 이후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146.8㎡는 10명이 몰리는 데 그쳤다. 낙찰가율도 102%로 낙찰가(14억6271만원)가 감정가(14억4000만원)를 간신히 웃돌았다.
서 연구원은 "응찰자 수가 먼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은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신호"라며 "이런 관망세가 짙어지면 낙찰가율도 차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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