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계기 南北 스포츠교류 활발..공동입장ㆍ단일팀 등 성과
올림픽 공동유치 추진시 개성공단ㆍDMZ 마라톤 국제사회 설득 가능성
공동용어사전 편찬ㆍ한반도 스포츠벨트 도시 인프라 구축 제안도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탁구 남자 TT6-7 단체전에 출전하는 남북 단일팀 남측 박홍규(왼쪽) 선수와 북측의 김영록 선수가 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컨벤션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자카르타=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 모두에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데, 올림픽의 꽃이라는 마라톤을 이곳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이 아니더라도 최근 남북이 지뢰제거작업을 실시한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마라톤대회를 여는 방안, 혹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씨름을 등재하는 걸 남북이 함께 추진하는 방안도 남북이 스포츠교류를 활발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나 교수는 제안했다. 북한은 앞서 2013년 씨름을 국가무형문화유산목록으로 명시한 후 2년가량 지난 2015년 들어선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신청했으나 실패했다.
유네스코가 문화유산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관련국이 공동으로 등재하도록 유도한 만큼, 남북이 함께 추진한다면 가능성도 한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 교수는 국내에 최근 설립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를 거론하며 "씨름 외에도 활쏘기 등 전통무예종목을 남북이 함께 조사ㆍ육성하고 저변을 넓히는 구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들어 올림픽ㆍ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남북간 스포츠교류를 이어갔지만 당분간 대규모 국제 행사가 없는 만큼 향후 남북간 스포츠교류의 명맥을 잇기 위해 다각도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단국이 처한 상황이나 국제정세는 다소 다르지만 과거 동ㆍ서독이 하나로 되는 과정에서 스포츠는 서로의 이질감을 줄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만프레드 램머 독일 쾰른 체육대 교수는 "서ㆍ동독에 각기 다른 국가가 설립된 직후 국가 단위의 스포츠조직 또한 분리됐지만 협회나 단체는 각종 행사 차원에서 많이 만났고 일부 종목은 전 독일 규모 대회도 치렀다"고 설명했다.
탁구나 유도, 농구 등 이미 일부 종목에선 남북 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거나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꾸려 출전하고 있다.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나 평양에서 예정된 주니어역도대회에는 각각 남북 선수 모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내년 전국체전 100주년을 맞아 평양과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나 교수는 단기적으로 남북 체육계가 함께 쓸 수 있는 공동스포츠용어사전을 편찬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올림픽 공동개최 이익을 공유하고 지자체간 교류까지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은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추진하기로 공식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과거 우리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사회 전 분야에 변화가 일었듯, 올림픽 공동개최가 성사된다면 북한도 비슷한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은 여자농구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당시 A조 예선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큰 점수차로 승리를 거둔 후 자축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대택 국민대 교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과거부터 한 국가, 하나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주장해 온 점을 감안해 두 곳으로 나눠진 남북의 NOC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남북의 스포츠교류의 근거는 최소한 올림픽이라는 이벤트에 한정한다면 남북의 NOC는 하나로 통합하는 게 합당해 보인다"면서 "법적근거를 교류의 형식으로 볼 게 아니라 IOC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향후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추진을 전제로, 군부대가 몰려 있는 파주ㆍ문산 일대를 스포츠벨트 도시인프라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했다. 과거 행사가 올림픽만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춘 반면 개최 이후에도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꾸준히 유치하고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평화를 상징하고 환경파괴를 막을 수 있는 파주 일대를 꼽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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