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 지배구조 견제와 균형 되살려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지난해 정지원 이사장이 후보자 시절일 때부터 선임을 반대해왔다. 왼쪽에서 다섯 번째는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그의 오른쪽엔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김 위원장 오른쪽엔 이기동 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 위원장.(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가 오는 2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결과가 공정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거래소가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 특별 권고와 지배구조 모범규준 모두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쇄신하기 위해 임원선임절차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소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명단과 추천 기준, 절차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문제삼았다. 이번에 임명될 이사 중 세 명 임기는 지난 7월, 한 명은 다음 달이지만, 지난 5월 임기가 만료된 시장감시위원장 후임 인선은 반년 넘게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물론 예탁결제원, 코스콤, 증권금융 등 자회사의 지배구조 수준도 높지 않다고 사무금융노조는 주장했다. 거래사가 비금융사(社)고 비상장기관이란 이유로 지배구조와 모범규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데, 자회사들에도 이 같은 관행이 퍼지고 있다고 봤다.

결국 사무금융노조는 현 거래소의 지배구조에 '견제와 균형'을 입히려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381조 2항에 따르면 거래소의 사외이사는 전체 15인의 과반인 8인 이상이어야 하는데, 정관 17조2항에 따르면 그 중 5인은 '공익'을 대변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수 출신 인사로 채워져있고 나머지 사외이사 3인도 증권사 출신으로 구성돼 거래소 이사회의 경영 방침에 견제구를 날리기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사무금융노조는 "지금 구조로는 코드성 탁상정책이나 낙하산 인사에 '거수(擧手)'로 화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사장과 시장감시위원장, 상임감사위원이 '모피아(경제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더욱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소가 다른 금융 공공기관과 달리 노동이사제는 물론 이사추천권, 이사회참여 등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다고 문제삼기도 했다. 공익대표 선출 과정에서 노동자 또는 시민사회 측 추천을 받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